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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포 김 사장 서재
  • 8050
  • 하야시 마리코
  • 17,820원 (10%990)
  • 2026-04-30


히키코모리란 ‘히쿠(뒤로 물러나다)’와 '코모루(안에 틀어박히다)'가 합쳐진 말입니다. 1990년대 후반, 기존의 정신질환 진단명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장기 은둔’ 사례가 급증하자 정신과 의사인 사이토 다마키가 이를 사회적 현상으로 정의하고자 출간한 『사회적 히키코모리』에서 처음 만들어 사용했습니다.



이 말은 일본 가시와자키에서 일어난 사건을 계기로 널리 퍼지게 되었지요. 28세 남성 사토가 초등 4학년 소녀를 납치해 10년간 자기 방에 가뒀는데, 사토와 같은 집에 살던 부모는 아들이 무서워 아들 방에 가까이 가지 않았기 때문에 소녀의 존재를 몰랐다고 합니다. 어느 날 아들의 폭력을 견디다 못한 부모의 신고로 그의 방을 수색하던 중 소녀를 발견하여 세상에 알려졌습니다.



2019년에는 전 농림수산성 차관이 자택에서 장남을 찔러 살해하는 사건이 발생합니다. 숨진 아들은 장기간 직업 없이 집에만 틀어박혀 지내던 히키코모리(44세)였으며 부모에게 상습적인 폭력을 휘둘렀습니다. 사건 당일, 인근 초등학교 운동회 소음이 시끄럽다며 “아이들을 다 죽여버리겠다”고 화를 내자, 아버지는 주위에 피해를 주고 싶지 않다는 마음으로 “아들을 칼로 찔러 살해”하는 선택을 한 뒤에 자수했지요.



이 사건은 많은 사람들에게 충격을 주었는데, 작가 하야시 마리코도 그중 한 명이었습니다.



“부모가 자식을 찔러 죽인다는 건 어떤 기분일까. 가정 안에서 노골적으로 폭력을 휘두르던 히키코모리 자녀가 사회에까지 피해를 준다면 아직 부모로서의 사랑이 남아 있을 때 함께 죽자, 누군가를 죽이는 사건을 일으키기 전에 부모로서 책임을 져야 한다는 마음이었을까. 나도 아이를 가진 부모로서 남의 일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이러한 자신의 생각을 편집자와 나누다가 “8050문제를 소설로 써보면 어떨까요?”라는 제안을 받았다고 합니다. 왜냐면 한때 ‘젊은이들의 문제’로만 여겨졌던 히키코모리의 고령화가 급속도로 진행되어 모든 세대의 문제가 되었고 이것이 8050문제로 이어지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리하여 히키코모리 가정의 분위기가 압도적인 현실감으로 그려집니다. 이 가정의 구성원은 치과의사 아버지와 가정주부 어머니, 대기업에 다니는 딸과 방 안에 틀어박혀 사는 아들입니다. 짐작하시겠지만 히키코모리를 주제로 한 소설은 결말을 내기가 정말 어려운데, 히키코모리 아들을 외면해 온 아버지가 7년 만에 결심을 굳히고 ‘죽이거나 함께 죽는 것’이 아니라 ‘재판’이라는 수단으로 함께 ‘복수’를 이룬다는 결말은 통쾌한 구석이 있습니다.



소설 『8050』은 발매 1달 만에 10만 부를 돌파하며 사회적 반향을 일으켰습니다. 지금은 어떻게든 가족으로 관계를 간신히 유지하는 중이지만 ‘어쩌면 나도 이런 상황에 맞닥뜨릴 수 있다’는 두려움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큰 반향이 있었던 게 아닐까요. 일본의 히키코모리는 140만 명. 한국의 은둔형 외톨이는 50만 명에 달한다더군요. 제 동생도 그중 한 명입니다. 그래서 소설의 검토를 마치자마자 한국어판을 출간해야겠다고 결심했어요. 그저 남의 나라 얘기가 아니라고 생각했습니다. 닫힌 방문 너머에서 멈춰버린 자식의 시간, 그 시간을 함께 견디며 늙어가는 부모의 절박한 사투를 그린 이 소설을 한국의 형제자매님들도 함께 읽어주었으면 좋겠습니다.



오랫동안 만들고 싶었던 사회파 소설을 출간하여 기쁜,

삼송 김 사장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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