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소설을 4일 만에 탈고하여 유명 문학상을 받더니
베스트셀러 작가가 된 이후에는 각종 잡지와 신문에
무려 8편의 소설을 동시에 연재하며
최근 일본 문단의 뉴스메이커로 떠오른 이마무라 쇼고.
<새왕의 방패>로 나오키 상을 받을 때는
시상식장에서 흥미로운 기획을 발표했다.
전국의 동네 서점을 응원하고 싶다는 마음을 담은
이 기획의 이름은 ‘이마무라 쇼고의 축제 여행!’
대관절 ‘이마무라 쇼고의 축제 여행’이란 무엇인가.
자신이 나오키 상을 받을 수 있었던 까닭은
서점에서 <새왕의 방패>를 열심히 팔아주었기 때문이다.
작가로서 그 서점들에 어떻게든 고마움을 표하고 싶다.
대체로 작가의 서점 방문은 도쿄 같은 대도시나
지방에 가더라도 몇 군데에만 한정해서 들릴 뿐이다.
하지만 출판 불황임에도 여전히 분투하고 있는
시골의 작은 서점들에도 꼭 방문하고 싶다.
그리하여, 118박 119일 동안 한 번도 집에 돌아가지 않고,
중고 봉고차를 마련하여 거기서 먹고 자고 글을 쓰면서,
전국 구석구석을 돌며 300군데 서점에서 이벤트를 벌였다.
30군데가 아니라, 300군데다.
그중에는 야마구치 현의 12제곱미터로 자그마한,
전파상을 함께 하는 작은 서점도 있었다.
이벤트에 쓰인 비용은 전부, 작가가 자비로 부담했다.
다음은 길었던 축제 여행을 마친 후 기자와의 일문일답.
1) 118박 119일의 여행이 끝났다, 지금 기분은?
“울 것 같다. 책의 세계가 아직 죽지 않았음을 깨달았다.
작가로서 엄청난 에너지를 받을 수 있었다.”
2) 전부 자비였는데 비용이 꽤 들었을 것 같다.
“자동차 ‘타비마루 호’의 구입비, 함께한 스태프 2명의 급여,
각종 이벤트를 할 때 쓴 부대비용까지
이벤트를 하는 지난 4개월 동안 9,000만원 가까이 들었다.
그동안 내가 받았던 것을 돌려줄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3) 왜 지금 이런 이벤트를 기획했나.
“하고 싶었으니까.
만약 내가 20년 후에 나오키 상을 탔으면
체력이 달려서 전국을 돌아다니는 게 무리였겠지만(웃음)
팔팔한 지금이라면 할 수 있겠다 싶었기 때문에 한 거다.
무엇보다 내가 사랑하는 출판업계의 분위기를
축제처럼 북돋우고 싶었다.”
그래서 이름이 ‘이마무라 쇼고의 축제 여행’이었던 거다.
이런 아이디어와 추진력을 갖추고 있었으니
‘그동안 누구도 생각해내지 못한 소재의 소설’이라는 평가를 받는
역사미스터리 소설 <새왕의 방패>로 나오키 상을 받을 수 있었던 것이겠지.
여행하는 동안 침대였다가 식당이었다가 집필실이기도 했던
자동차 ‘타비마루 호’의 외관에는 300군데 서점에서 만난
서점 직원과 독자 들의 쓴 응원의 메시지가 적혀 있다.
실로 의미 있는 결과물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행사 후에는
<새왕의 방패>의 무대인 오쓰 시에 기증했다고 한다.
덧)
사진은 서점 직원과 독자들의 메시지가 담긴 타비마루 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