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대를 잘근잘근 씹어 먹을 듯한 포즈로 별의별 초자연적 의상과 아크로바틱한 동작, 센세이셔널한 아이디어를 끝도 없이 등장시키며, 아아 도대체 저걸 어떻게 수습하려고 저러나 하는 의혹과 아노미의 도가니탕으로 관객들을 싸그리탈탈 몰아넣은 뒤,
빈 수레가 요란하더라는 둥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는 둥 모난 돌과 같은 예술가들을 보면 물고 뜯고 씹어대는 이들을 향하여 그 퍼포먼스에 전혀 뒤지지 않는 가창력과 연주실력, 화려무쌍한 무대장악력을 보여줌으로써 환상특급적 피날레로 마무리하고야 마는 레이디 가가.
이런 압도적인 에너지는 과연 어떻게 만들어지는 걸까. 동력은 레이디 가가의 평소 습관이라고 합니다. 그게 무엇인지 볼짝시면,
1) 아침을 든든히 먹는다.
2) 매일 운동을 한다.
3) 입버릇은 “나는 할 수 있어.”
4) 다른 이들의 시선은 신경 쓰지 않는다.
5) 쉬고 싶을 때는 전력으로 쉰다.
6) 감사하는 마음은 즉시 표현한다.
그리고 이게 가장 중요한데.
일과가 끝나고 잠자리에 들기 전 ‘매일 30분씩 자신을 소중히 여기는 시간을 갖는다’고 하네요. 하루도 빼놓지 않고, 이 시간에는 거울을 향해 긍정적인 말을 건네거나 자신이 좋아하는 음악을 듣거나 책을 읽는다고.
매일 하루에 30분 자신을 소중히 하는 시간을 갖는다, 라니. 표현이 멋지지 않나요. 이토록 바람직한 습관이라면 한 번쯤 가져봐도 좋겠습니다. 마침 이런 다이어리적 마인드에 도움이 될 만한 책이 바로 <구름에 달 가리운 방금 전까지 인간이었다>인데.
이번 작품을 한 마디로 요약하면, 사회파 미스터리부터 호러, 에스에프, 판타지까지 모든 장르에 발자취를 남겨온 미야베 문학의 새로운 도전!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새로운 도전이기 때문에 ‘레이디 가가’ 시리즈예요.
세계에서 가장 짧은 정형시라는 하이쿠의 압축된 세계를 미야베 미유키 작가가 특유의 통찰력과 따듯한 혜안을 담아 뽑아낸 12개의 이야기가 담겨 있습니다.
작가도 당부했지만 이 작품들은 몰아 읽지 말고, 한겨울 서리를 견디며 긴 꼬치에 매달려 있는 곶감 빼먹듯 잠들기 전에 한 편씩 읽으면 좋아요. 12개 이야기 모두 딱 30분씩 읽으면 마침맞은 분량이니까.
17음으로 이루어진 하이쿠를 번역하는 작업이 좀처럼 쉽지 않았는데, 12개의 한글 제목 가운데 가장 끌리는 것부터 순서와 상관없이 읽으셔도 무방합니다. 다만, 책의 맨 뒤에 있는 ‘미야베 미유키 작가의 말’을 제일 먼저 읽어주시면 좋겠습니다.
마포 김 사장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