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의 세계사: 세계를 뒤흔든 결정적 365장면 속으로!
썬킴 지음 (2024, 블랙피쉬)

출퇴근길 왕복 두 시간. 무의미하게 흘러가는 시간이 나에게는 특별한 의미로 다가오게 만든 계기가 있었다. 바로 썬킴의 팟캐스트, <썬킴의 세계사 완전정복>이다. 그 유쾌하면서도 깊이 있는 역사 이야기에 빠져 도로 위에서 혼자 웃고, 감탄하던 그 시간들은 내게 단순한 이동 시간이 아니라 ‘시간 여행’과도 같았다. 그리고 이제, 그 감동을 책으로 다시 만날 수 있게 됐다. 바로 『그날의 세계사』다.
이 책은 단순히 역사의 중요한 사건들을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사건의 맥락과 인물, 그리고 시대적 배경을 깊이 있게 풀어낸다. "365일 세계사 여행"이라는 컨셉은 한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새로운 시간과 공간으로 나를 안내했다. 역사의 작은 조각들이 모여 오늘날까지 이어진 거대한 흐름을 만들어낸다는 것을 생생히 보여준다.
유쾌함과 날카로움의 조화

썬킴의 장점은 단순히 재미있는 이야기를 풀어내는 데 있지 않다. 그가 전달하는 역사는 유머와 깊이, 그리고 통찰이 조화롭게 어우러져 있다. 이를테면 링컨 대통령의 노예 해방 선언 이야기를 읽으며 당시의 정치적 환경과 사회적 갈등을 생생히 이해할 수 있었다. 또, 테디 루스벨트의 딸 앨리스 루스벨트가 조선을 방문해 명성황후의 능에 올라타 사진을 찍었다는 에피소드는 그 시대 제국주의적 태도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며 웃음 뒤에 묵직한 생각을 남겼다.
특히, "왜 이 사건이 중요한가?", "이 일이 오늘날까지 어떤 영향을 미쳤는가?"에 대해 질문하며 답을 찾아가는 구성은 팟캐스트의 생생함을 그대로 책으로 옮겨놓은 듯했다.
역사 속 작은 이야기들이 주는 큰 감동

책을 읽으면서 특히 인상적이었던 것은 대중적으로 덜 알려진 사건들도 깊이 다뤘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르완다 대학살 당시의 벨기에 식민 통치의 잔재나, 전투에 내몰려 학살당한 파라과이 어린이들의 이야기는 잘 알려지지 않은 비극적 역사에 대한 시선을 넓혀준다. 또한, 독도의용수비대 해체 후 독도경비대 설치 이야기를 통해 독도의 역사적 의미를 되새기는 부분에서는, 역사가 단순히 과거의 기록이 아니라 현재와 미래를 바라보는 렌즈라는 것을 다시금 깨달았다.
역사, 현재와 미래를 잇는 렌즈

『그날의 세계사』는 단순히 흥미로운 역사적 사실을 제공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이 책은 역사적 사건들이 오늘날의 우리 삶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며, 독자로 하여금 그 의미를 되새기게 한다. 예컨대, LA 폭동 당시 코리아타운을 지키기 위해 싸운 사람들 중 한 명이 썬킴이었다는 이야기는 단순한 과거사가 아니라 한 개인의 삶과 연결되어 있다.
책을 읽으면서 내가 가장 공감했던 점은, 역사에 대한 흥미가 단순히 학교에서 배운 교과서적인 지식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이렇게 흥미롭고 생생한 이야기를 통해 생겨난다는 것이다. 썬킴은 역사적 사건들을 단순히 "무엇이 일어났다"고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왜 그것이 중요했는지"를 입체적으로 풀어낸다.
하루하루 기대하며 읽는 재미
『그날의 세계사』는 특히 하루 한 꼭지씩 읽으며 역사의 숨결을 따라가기에 딱 좋은 책이다. 오늘은 어떤 사건이 나를 기다리고 있을지 기대하며 책장을 넘기는 즐거움이 크다. 책장을 넘기며 만난 레오 13세 교황의 취임, 테제베 이야기, 크림전쟁의 흑인 간호사 메이 시콜 등은 내가 알고 있던 역사적 사건에 새로운 시각을 더해주었다.
마무리: 역사를 사랑하는 모든 이들에게
썬킴의 팟캐스트를 좋아했던 사람이라면 이 책도 절대 실망하지 않을 것이다. 유쾌하면서도 진지한 시선, 그리고 과거와 현재를 이어주는 통찰이 가득 담겨 있다. 특히 역사를 잘 모르는 사람이라도 이 책을 통해 쉽게 흥미를 느끼고, 역사가 단순히 과거의 일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될 것이다.
『그날의 세계사』는 단순히 재미있는 책이 아니다. 이는 역사를 통해 현재를 읽고, 미래를 내다보는 렌즈를 제공하는 책이다. 매일 한 페이지씩, 역사의 숨결을 따라가며 그 깊이를 느껴보길 권한다.
#썬킴 #그날의세계사 #세계사책 #역사의숨결 #시간여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