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나님을
차단하시겠습니까?
차단하면 사용자의 모든 글을
볼 수 없습니다.
- 꿈꾸는 전기양 시리즈 1
- 4FOUR
- 9,000원 (10%↓
500) - 2017-03-10
: 175
이 소설을 SF라는 키워드를 보고 사는 분은 아마 굉장히 후회하실겁니다. SF니 만큼 구체적인 고증이라거나, 그런걸 원하신다면 1도 여기선 반영되지 않습니다. 태클걸고 싶었지만 그게 중요한게 아니니까요.
스포일러는 하고 싶진 않았는데 노엔에서 홍보물 만든거 봐도 어떤 책인지 느낌 조차 안 오다보니 그냥 쓰겠습니다. 제목에도 이미 표시했지만 민감한 분들은 뒤로 가기를 눌러주세요.
이 책을 대놓고 정의하자면 배경은 SF 어반 판타지인데 히로인이 여동생인 책입니다. 자, 여기만 보면 그냥 보통 남자 독자들을 위한 라이트노벨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닙니다. 하지만 라이트노벨에서 일어나는 이벤트란 이벤트(심지어 여동생이랑 목욕하는 것도 있다)는 다 있는데 이 모든게 아래의 이유로 쓱쓱 지나갑니다. 아무 일도 없습니다 하하.
여기서, 주인공은 안드로이드입니다. 모체였던 인간은 폭발사고에 휘말려 죽고, 주인공의 기억을 카피해서 만든 안드로이드가 주인공입니다. 심지어 주인공은 모체의 영체를 분해 시킬 정도로 감정이 없습니다. 영체는 울부짖으면서 "돌려줘!!!!!" 라고 외치고 있는데, 분명히 자신이었던 영체를 자신 손으로 분해시킬 정도죠. 그렇다보니 전반적으로 담담하게 서술됩니다.
나중에 책을 덮고 다시 넘겨서 봤던 부분 위주로 꼽자면 아무래도 영체 분해 이후 기계로서의 자신과 인간으로서의 자신이 대화를 하기 시작하더라고요. 이게 저는 기계지만 본체는 인간이기 때문에 여러가지 생각을 하며 갈등하는 것으로 보였습니다. 그래도 얕게나마 인간의 감정이 남아있는 것 아닐까 하면서요. 하지만 이건 갈등이 아닙니다. 영체는 주인공에게 분해당하는 와중에도 어떻게든 일부가 주인공에게 빙의해 있었습니다. 그렇기에 객관적으로 보면 말도 안되는 여동생의 행동을 '기계'측은 의심하고 '사람'측은 그런 기계를 견제하고 있었고요.
이 책의 홍보 문구만 본 사람들은 생전의 기억을 옮긴 안드로이드는 실제 그 사람과 같을까? 라는 질문을 던지는 책이라고 생각할지 모릅니다. 하지만 그런 책 아닙니다.
애초에 이건 아니다. 둘은 다르다 가 전제입니다. 완전히 아니에요. 그리고 작가는 이걸 숨기지도 않았습니다. 하지만 워낙 이런 책은 이럴거라는 고정관념 때문에 계속 그런 고뇌를 하는 걸 기대하게 되는 겁니다.
그러다가 완전히 다른게 맞구나 하고 납득하게 됐죠.
이 책은 뒷 이야기가 예상이 되게 잘 복선을 깔아둡니다. 사실 복선도 아니고 대놓고 말하고 있었는데 제가 고정관념에 물들어 있어서 캐치하지 못했던 거죠. 이 부분을 잘 파악 하시는 분들은 뒷 진행이 생각한 것 처럼 되실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저는 영체 부분은 예상하지 못했거든요. 사실은 그게 분해되지 않은 일부가 빙의한 거라니...
이 책은 크게 두 가지 포인트로 나뉜다고 생각합니다.
첫 번째가 제가 위에 적어놓은 주인공 안드로이드에 대한 이야기고요,
두 번째는 여동생 관련된 이야기에요.
이 글에서 두 번째 부분을 너무 안썼는데 스포일러를 다 하면 이 책에 대해서 궁금해서 찾아보는 분들에게 너무 다 알려 드리는 느낌이라 안 썼어요. 하지만 두 번째 부분에서 심리 묘사가 터지면서 인간은 인간이고 기계는 기계일 뿐인 그 차이에 대해서 제게는 정말 직격으로 다가왔거든요.
이 모든게 화자는 결국 기계인지라 담담하게 묘사됩니다. 읽는 저만 미묘한 감정을 품게되더라고요.
엄청나게 재밌다!! 라는 말을 드리지는 않겠습니다. 마지막에 성취감이 든다거나 그런거 없습니다. 그냥 모든 일은 그럴 뿐입니다.
시리즈 1권이라 그런거 아니야? 라고 하는데 아니요. 이게 읽어보면 아시겠지만 결국 여동생 다이스키 외칠거 같은데도 작가가 하고 싶은 말 같은건 다 있어서; 팔리는 상업적 포인트는 분명히 있지만 그래도 꽤 취향 탈거 같거든요.
하지만 이런 책을 언제 읽어보겠어요.
잘 팔릴지는 모르겠습니다. 실제로도 저도 지나쳤던 작품이고요. 심지어 책을 선택하는 홍보 자료들은 도움이 안돼요! 무슨 책이야 대체!
하지만 제 리뷰가 도움이 되어서 한 번쯤은 읽어보셨으면 합니다. 정말로 미묘한 책이에요. 마냥 웃을수도 없고 마냥 슬프지도 않은.
PC버전에서 작성한 글은 PC에서만 수정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