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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sj1821님의 서재
  • 우리는 왜 끊임없이 곁눈질을 하는가
  • 이진경
  • 16,200원 (10%900)
  • 2020-06-25
  • : 521


니체만큼 널리 알려진 동시에 제대로 읽히지 않는 철학가가 있을까? 니체의 사상을 니체의 시선으로 이해하기 위해서 쓰인 이 책은 니체 사상 중 중요한 개념이자 종종 오독되는 '힘에의 의지(Der Wille zur Macht)'를 바로잡으며 도덕의 계보학을 설명한다. 


저자가 '힘에의 의지' 개념을 본격적으로 소개할 때, 눈에 들어오는 소제목 하나가 있었다. 바로 '내 안에 존재하는 이 많은 영혼들'. 니체는 다른 저작에서 "우리의 몸은 수많은 영혼들의 집합체일 뿐이다."라고 말한다. 통념과 달리 인간은 여러 가지 분할 가능한 의지들이 모여 있는 복합체에 가깝고, 이것을 더 확장하면 '의지 자체'가 단일한 게 아니라 복합체라는 결론에 이른다.


'"인간은 자신의 그 무엇을 [...] 자신의 다른 것보다 한층 더 사랑하고 있다"는 것, 그런 점에서 "자신의 존재를 분할해서, 한쪽을 다른 한쪽의 희생으로 몰고 간다"고 말입니다. 자신 안에 있는 의지들 가운데 어떤 의지를 선택하고 다른 의지를 제압하는 것, 어떤 의지를 선호하거나 사랑하면서 그에 반하는 의지들에 대해선 '왜 내게 이런 구석이 있나' 하며 실망하거나 짜증내는 것이 그것입니다. 고심 끝에 돈을 많이 주는 일자리 대신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할 수 있는 일을 선택하는 것은 돈을 향한 의지를 제압하여 좋아하는 일을 하려는 의지를 선택한 것이지만, 동요하기도 하고 후회를 하기도 하고, 그렇게 동요하는 자신에 대해 실망하기도 하고 하는 게 보통이잖아요?' (53p)


하나의 의지 안에 수많은 다른 의지가 있어 괴로웠던 날들. '의지의 단일성'을 추구해야 한다는 죄책감을 니체가 해명해주고 있었다. 시시각각 변화하고 모순되는 의지와 감정을 껴안고 살아가는 존재. 그러나 변화하는 존재는 변화할 수 있는 존재이기에, 나를 부정하지 않고 당당한 주어로서 살아가는 삶을 이 책을 통해 시작할 수 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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