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9년 저자인 케네스 클라크가 진행한 BBC 다큐멘터리 시리즈 <문명>을 단행본으로 엮은 책이다. 이런저런 이유로 방송에서는 다루지 못한 것들, 아쉬웠던 것들을 보충해 출간했다.
자칫 지루하거나 딱딱해질 수 있는 내용을 마치 이야기하듯 자연스럽게 풀어나가는 것이 이 책의 매력이다.
사실 이 책을 읽기 전 약간의 선입견을 가지기도 했다.
<다른 방식으로 보기>를 인상깊게 읽었고 예술비평에 있어 존 버거와는 대척점에 있는 저자의 서술 방식이 젠체하며 고상떨지나 않을까 하는...
그리스-로마를 시작으로 서양 특히 유럽을 대표하는 사상과 사조의 흥망성쇄와 그 원인을 분석하는데 다양한 분야를 자연스럽게 넘나들며 문명의 역사와 흐름을 짚어가는 서술 방식은 어줍잖게 가졌던 선입견을 깨기에는 충분했지만 곳곳에서 드러나는 서양중심적인 사고방식은 아쉬운 부분이기도 하다.
저자는 끊임없이 예술 작품과 건축물을 통해 인간을 인간답게 만드는 것이 무엇인지, 문명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물으며, 독자 역시 그 질문에 대한 답을 떠올려 가며 읽게 만드는 묘한 힘이 있다.
"...물론 문명에는 약간의 여가를 누릴 만큼 소소한 물질적 번영이 필요하지만, 그보다 더 필요한 것은 자신이 속한 사회에 대한 신뢰, 사회를 떠받치는 정의와 법률에 대한 확신, 스스로의 정신력에 대한 자신감입니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무료로 제공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