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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급주의
  • 우먼 인 윈도
  • A. J. 핀
  • 14,220원 (10%790)
  • 2019-09-03
  • : 1,357

* 본 리뷰는 김영사 서포터즈의 일환으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리뷰를 시작하기에 앞서, 한 가지 이야기하고 싶다. 나는 둔한 독자이며, 스릴러를 좋아하는 사람도 아니다. 그래서 이 책에 대한 기대가 거의 없었다. 그저 그런 할리우드 영화의 그저 그런 원작. <우먼 인 윈도>에 대한 나의 첫인상은 그랬다.

그러나 200 페이지 만에 그 생각은 나의 오판이었음이 드러났다. 나는 새벽 3시 50분까지 620페이지를 게걸스럽게 읽어치웠다. 단 한 번도 멈추지 않았다.

<우먼 인 윈도>의 주인공은 광장공포증을 앓고 있어 집 밖으로 나올 수 없는 '애나 폭스'이다. 그녀는 집 안에서 밖을 훔쳐보고, 온라인을 통해 상담을 진행하고, 흑백 영화를 보고, 약을 먹고 술을 마신다. 그녀가 보는 흑백영화처럼 단조롭던 일상에, 러셀 가족이 등장한다. 애나는 제인 러셀과 그녀의 아들 이선과 대화를 하는 등 조금 가까워진다. 그리고 제인 러셀이 칼에 찔리는 것을 목격한다. 그러나 경찰은 아무 일도 없었다고 말한다. 애나가 알던 제인 러셀과 다른 이가 나타나고, 모든 증거는 애나가 환각을 봤다는 정황을 가리킨다.

소설은 3개의 트랙으로 이루어져 있다 - 창문 밖의 사건과 온라인의 대화와 애나의 과거. 그리고 반전은 세 번 일어난다. 예민한 독자라면 어떨지 모르겠는데, 나처럼 작가의 구성을 얌전히 따라가는 둔한 독자라면 머리를 한 대 맞은 듯한 충격을 느낄 것이다. 우리는 애나의 말을 믿으며 따라가다가, 그녀가 자기 자신을 의심할 때 그녀를 의심하게 되고, 그녀와 함께 깨닫게 된다.

흑백 영화를 연상시키는 분위기, 제한된 공간에서 생겨나는 긴장감, 드러날수록 믿을 수 없는 증거들과 풍부한 영화 레퍼런스들이 아주 매력적이었다. 그러나 그 중에서도 특히 인상깊었던 것은 애나가 선한 마음으로 자신의 장애(상처)를 극복하려고 힘쓰는 모습이었다. 애나는 자신의 세계에 들어왔던 이들을 위해 용기를 내고, 그 과정에서 자기 자신의 상처도 이겨낸다.

<우먼 인 윈도>는 멋진 주인공이 나타나 쿨하게 사건을 읽어내는 종류의 책도 아니고 평범한 주인공이 사건을 해결하며 영웅이 되는 이야기도 아니다. 오히려, 결함과 상처로 점철된 한 인간이 끊임없는 불신과 의심 속에서 성장하는 이야기다. 스릴러 소설을 많이 보지는 않았지만 그 점이 특이하다고 생각했다.

별점은 3.8/5

기본적으로 탄탄히 짜인 수작이며, 만약 당신이 작가가 깔아놓은 길에 빠져 즐겁게 헤매고 싶은 독자라면 신간 중 이보다 나은 선택을 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최근에 여러 일이 겹쳐 독서에 소홀했는데 좋은 책을 읽어 행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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