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좁은 문
아직은!!!
세번째그녀  2004/05/21 11:25

몇해 전, 김영하의 소설 '엘리베이터에 낀 그남자는 어떻게 되었나'를 읽고

홀딱 반했던 생각이 난다.

와...이렇게 쓰는 사람도 있구나...아니, 이렇게 쓸수도 있구나 싶었다.

문장이 아름답거나 멋을 부리지는 않았지만

짧은 단문으로 감칠맛나는 예리한 표현을 툭툭 뱉어내는 솜씨가 특히 인상적이었다.

90년대 중반에 나타난 다른 작가들과는 달리,

이 복작대는 현실 속에 두발을 딛고 서있는 느낌도 좋았다.

오래간만에 나왔다는 새 단편집 '오빠가 돌아왔다'를 읽으면서

여전히 아주 재밌었지만, 솔직히 조금은 실망감이 들었던 것도 사실이다.

'너의 의미'나 '너를 사랑하고도'가 특히 그랬다.

굳이 트집을 잡아보자면 예전에 비해 서사적 긴장감이 좀 떨어져 보인다고 할까...

어쩌면 그것조차 작가의 의도일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작가의 말을 읽고서;;)들지만...

그래도 독자의 입장에서는 '내가 알던 김영하'를 자연스레 기대하였으므로

실망하지 않을수 없었다.

하지만 뒤에 실린 '보물선'과 '오빠가 돌아왔다', '크리스마스캐롤' 은 역시

아직은 '김영하가 김영하다' 라는 명확한 사실을 일깨워준다.

개인적 생각이지만, 그는 아주 일상적인, 큰사건 없는, 지루한 얘기보다는

무엇이든 하나의 확실한 주제와 스토리텔링을 가지고 밀어붙이는 소설 쪽에 훨씬 잘 어울린다.

'보물선'을 마지막으로 책장을 덮으며, 역시 김영하는 타고난 이야기꾼이라는데 한표 던질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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