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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bliotheca in Sun
  • 고백 1
  • 장 자크 루소
  • 20,700원 (10%1,150)
  • 2015-01-20
  • : 213

2025년 2월이 시작되었다. 한 해의 처음 몇 달은 왜 이리 빠르게 지나가는지...2025년 2월의 첫날, 루소의 <고백>을 주문했다. 20년 지기 친구 둘을 만나고 집에 돌아오니 배달이 되어 있다. 설레는 마음으로 책을 열어 본다. 익히 알다시피 루소의 <고백>은 아우구스티누스의 <고백록>, 톨스토이의 <고백록>과 더불어 3대 고백록으로 불린다. '몇 대 ○○'이라는 표현은 좀 우습기는 하지만, 아주 신뢰할 수 없는 것은 아니다. 어쩌면 나보다 먼저 경험한 사람들이 전해주는 의미있는 정보가 압축적으로 담겨 있을 수 있다.


루소의 <고백>을 아직 읽지는 않았지만, 아우구스티누스의 <고백록>이나 톨스토이의 <고백록>에 비해 가장 인간적일 것 같다는 느낌이 든다. (초상화로만 전해지지만) 루소의 개구쟁이 같은 표정이나 그의 글에서 느껴지는 재기 발랄함이 그런 느낌을 주는 것 같다. 아우구스티누스나 톨스토이가 보여주는 어떤 무거운 진지함과는 다른 분위기라는 얘기다. 그러나 "여기 있는 그대로 완전히 자연 그대로 충실하게 묘사한, 앞으로도 유일무이하게 남을 인간의 초상화가 있다."라는 <고백>을 여는 루소의 선언처럼, 이 책은 그 진솔함에 있어서는 가장 앞자리에 놓일 것이다.


무작위로 페이지를 펼쳐 보았는데, 번역도 아주 좋다. 루소가 글을 잘 쓴 것인지 번역자의 번역이 훌륭한 것인지 모르겠지만, 대단히 잘 읽힌다. 아마도 둘 다일 것이다. 내용 자체도 어렵지 않아서 더욱 잘 읽히는 것 같다. 좋은 내용을 담고 있으면서도 쉽게 잘 읽히는 책을 만나는 일은 쉽지 않다. 이럴 때는 저자에게 무한 감사의 마음을 느낀다. (물론 나는 잘 읽히지 않는 어려운 책이라고 해서 글을 쓴 사람이 잘못 썼다고 생각하지는 않는 편이다. 그 사람이 표현하고자 하는 '사태 자체'가 어려울 수 있는 것이다. 도저히 쉬운 언어로는 전달할 수 없을 만큼 어려운 사태도 있는 것이다. 읽기 어려운 책이라고 해서 '헛소리'로 폄하되는 것을 보면 많이 안타깝다.)


'나'라는 존재는 나 자신에게 가장 가까이 있으면서도 가장 먼 존재이다. 나는 나를 잘 아는 것 같지만, 사실 그렇지 않다. 내가 나 자신을 들여다볼 때조차도 나는 나 자신을 속인다. 솔직하게 나 자신과 대면하는 일은 거의 불가능하다. 또 다른 이유는 자기의식이 무한 연쇄를 이루게 되는 데 있다. 나를 바라보는 나의 의식을 또 바라보는 나의 의식이 있고, 그 의식을 바라보는 나의 의식이 또 있다. 그럴 수밖에 없다. 자기의식의 연쇄에서 최종점을 상정하기는 어렵다. 나의 의식에 결코 포착되지 않는 '나'가 있는 것이다. '나'는 '나'와 영원히 술래잡기를 하고 있는 셈이다.


이렇듯 자기 자기 자신에게 솔직해지기는 대단히 어렵지만, 아무튼 그럼에도 불구하고 루소의 <고백>은 우리가 차마 입에 올리기 어려운 아주 내밀한 사적 영역까지 진솔하게 고백하고 있는 작품으로 유명하다. <고백>의 서두를 여는 루소의 아래와 같은 말을 믿고 싶다. 물론 이마저도 고도의 기망일 수 있겠지만.


최후의 심판 나팔이 울리면 언제든지 나는 이 책을 손에 들고 신 앞에 나아갈 것이다. 나는 큰 소리로 말할 것이다. "이것이 제가 한 행적이고, 제가 한 생각이며 과거의 제 모습입니다. 저는 선과 악을 모두 솔직하게 고했습니다. 나쁜 점을 전혀 숨기지 않았고 좋은 점이라 해도 전혀 덧붙이지 않았습니다."

최후의 심판 나팔이 울리면 언제든지 나는 이 책을 손에 들고 신 앞에 나아갈 것이다. 나는 큰 소리로 말할 것이다. "이것이 제가 한 행적이고, 제가 한 생각이며 과거의 제 모습입니다. 저는 선과 악을 모두 솔직하게 고했습니다. 나쁜 점을 전혀 숨기지 않았고 좋은 점이라 해도 전혀 덧붙이지 않았습니다."- P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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