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락 그룹을 떠올리면 혜성처럼 갑자기 어디서 뚝 하고 나타나서 거대한 폭탄을 터트리는 식을 이해할 수 있다. 사실은 그런 혜성보다 지옥의 밑바닥부터 실력을 키워온 반딧불이 더 저력있고 음악생활도 더 오래한다는 것은 다들 잘 알고 있으리라. 우리나라와 같은 음악여건에서 벡의 모델처럼 일반 학생들이 뛰어들어 업그레이드를 거듭하며 프로의 세계로 간다는 설정은 어렵다. 그러나 일본의 록은 그 역사를 밑바탕으로 두터운 층을 가지고 있기에, 충분히 그럴 가능성이 있다.
이런 소재, 한 락그룹이 반딧불에서 태풍까지 가는 험난한 여정을 과정으로 나타낸 것이 바로 벡이다. 처음에는 친구의 권유로 1권 들어서 보기 시작했지만, 일본 만화 특유의 폭력적 장면과 이상한 마피아들의 등장으로 날 잠시 혼란스럽게 했다. 계속 읽어야 되나 할 정도로 생각이 들었지만, 이 책을 추천해 준 친구의 말을 믿고, 과감히 그런 난제들을 돌파해 나갔다.
결과는 대만족, 비주얼 락으로 간 예전 라이벌을 누르고, 실력으로서 압도해서 팬을 소리없이 끌어모으는 설정은 감동히 찡하게 전달되어 왔다. 거대한 공연장에서 울려퍼지는 유키오의 노래가 만화책을 넘어 나에게까지 필을 꽂아 주었다. 아마 이 책을 본 독자라면 그 콘서트 장면을 잊지 못할 것이다. 그 후 벡이야기는 음반출시와 마피아와의 위기설정등 밴드에게 미치는 다양한 위험요인들이 생기고 없어지고 하고 있다. 아마 곧 아마추어를 탈피할 이 벡은 나에게 어떤 모습을 보여줄 지 정말 기대가 된다. 난! 벡에게 진정한 락그룹의 모습을 보길 원한다. 작가 선생 힘내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