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와 어른 사이
초록물방울 2023/04/24 2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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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슬픈 거인
- 최윤정
- 17,550원 (10%↓
970) - 2017-05-15
: 90
최윤정의 《슬픈 거인》을 읽다.
"아이는 어떻게 어른이 되는가. "
-어린이 문학이 질문하고 답한다.
최윤정의 <<슬픈 거인>>은 한국 어린이 문학의 한계성을 비판하고, 나아가야할 비전을 보여주는 통쾌한 서평집이다.
어린이 문학 속에서 내 안의 어린이성을 다독여주면서 아이들은 무엇으로 사는지, 진정한 부모 역할은 무엇인지 가르쳐준다. 최윤정의 어린이 문학 서평집은 부모가 읽어야 하는 육아서와도 같다.
<<유진과 유진>>을 보면서 [너무나도 교과서적!] 이라고, [몸이 없고 몸에 대한 설명만 있다] 고 말한다.
우리의 청소년 소설들은 [하나같이 감옥으로부터의 탈출만을 시도하고 있다. 학교의 담장 안에 갇힌 아이들을 감각적으로 위로하려고만 하고 있다.] 고 비판한다.
유은실 동화는 하나같이 상처를 드러내지만, 치유의 방식이 ‘극적인 해결’이 아니기에 다른 동화와 다르단다. 게다가 문학적 완성도도 있다.
2000년 초에 초판이 나온 서평집이라 그런지, 이현을 패기있는 신인작가로 소개한다.
최윤정은 [모범 답안을 잃어버린 부모들이 우왕좌왕하는 것] [물질절 풍요는 왠지 모든 것을 가볍게 만든다. ] [어른의 부재는 미워하고 극복해야 할 대상을 불분명하게 만든다] 부모 노릇도 하기 어려운 묘한 시대라고 안타까워한다.
부모인 우리에게 [감옥 밖의 삶에 대해서도 이야기해 주어야 하지 않겠는가. 잘 보이지 않는 길들이 아주 여러 갈래가 있다는 것도 가르쳐 주어야 하지 않겠는가] 되묻는다.
나는 아이들이 사회 안에서 버텨야하는 삶을 살아야기에 공교육 속에 아이들을 던져둔 것은 아닐까, 다른 삶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어야 하는 것 아닌가 혼란스러워졌다.
[‘어른’인 우리는 본질에 대해서도 이야기해야 한다. 천착에 대해서도 이야기해야 하고, 아이들에게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무엇인가도 물어야 한다. 한 걸음 더 나가야 할 때이다. 아이들의 피부만을 건드리는 게 아니라 폐부를 찌르는 질문을 던져야 한다] 고 말한다.
작가가 던진 질문 중에
‘어른과 아이는 정말 그렇게 서로 대립하는 존재들일까?’ 라는 물음이 와닿았다. 죽음과 삶, 화성인과 남성인, 남자와 여자. 그 사이는 없는 것일까. <<앰 아이 블루?>>에서 동성애자는 푸른색, 이성애자는 하얀색으로 보이게 만드는 초능력을 선사한다. 그러나 세상에는 너무 많은 푸른 색의 인간들이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아주 파란 사람, 조금만 파란 사람, 푸르스름한 사람, 푸르다기보다는 거의 흰색인 사람!
나는 이 지점을 보는 순간, 명쾌함을 넘어서 통쾌했다. 수많은 푸른 색의 스펙트럼 속에서 하양과 푸름의 이분법은 얼마나 공허한가!
"결국 아이는 어떻게 어른이 되는가. "라는 질문에 대한 답은 [인생이란 기나긴 하나의 여정이고 길 위에서 만나는 모든 것들이 삶을 만들어 낸다.]는 문장에서 찾게된다. 얼마 전에 본 로랑의 여행을 그린 <<나 혼자 갈래>>라는 그림책도 떠오르게 했다.
아이는 어른이 되기 위해서 사는 것이 아니며, 어른 또한 무엇인가가 되기 위해서 사는 것은 아니다. 작가는 <<이찬실 아줌마의 가구 찾기>>를 통해 [생의 어떤 시기를 살고 있든 인간이라는 존재는 모든 것이 이미 결정된 삶을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시간을 맞고 보내면서 변화하고 관계 속에서 성장한다는 사실에 있어서 어른과 아이는 다를 바가 없다] 고 전한다.
나는 <<슬픈 거인>>을 읽는 동안 내 안의 거인과 맞닥뜨리며, 부모라는 역할에 대해 반성하며 뜻깊을 시간을 보냈다. 게다가 작가의 여러 어린이 문학 작품의 해석을 통해, 예시된 작품이 더 재미있게 느껴졌다.
***출판사에서 해당 도서를 제공받아 서평했습니다. 재미있는 책을 제공 받아 기쁘게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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