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변혁적 중도의 때가 왔다』라는 제목을 마주했을 때, ‘변혁’과 ‘중도’라는 단어가 어딘가 서로 상충되는 개념처럼 느껴졌다. 급진적인 변화를 의미하는 ‘변혁’과 균형을 상징하는 ‘중도’가 어떻게 하나의 철학으로 연결될 수 있을까? 어쩌면 진보적 성향을 띤 중도를 말하는 것일까 하는 의문도 들었다.
하지만 p.17에서 “'변혁'은 한반도 체제의 변혁이고, '중도'는 이를 달성하기 위해 국내의 온갖 단순논리를 넘어서는 중도세력을 확장하자는 것”이라는 문장을 읽는 순간, 이 책이 말하는 ‘변혁적 중도’의 핵심이 명확하게 다가왔다. 그때 비로소 나는 이 두 단어가 결코 모순되지 않으며, 오히려 서로를 보완하는 개념이라는 걸 깨달았다.
이 책은 이념의 프레임에 갇힌 기존 정치 담론에서 벗어나, 구체적 현실에 기초한 대안과 설득력 있는 논리를 통해 독자에게 새로운 인식의 전환을 요구한다. 특히 ‘중도’가 단순한 타협이 아닌, 우리 사회가 나아가야 할 실용적이면서도 대담한 방향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저자는 좌우 진영 논리의 피로감 속에서 살아가는 독자들에게 ‘제3의 길’을 진지하게 고민할 기회를 제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