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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든님의 서재
  • 축제
  • 이청준
  • 5,400원 (10%300)
  • 1996-04-01
  • : 30

이청준의 소설 <축제>는 노모의 죽음과 장례식 과정을 통해 죽음을 비극이 아닌 산 자들의 화해와 생명력 회복의 '축제'로 승화시킨 작품으로 알려져 있다. 


가장 슬프고 무거운 사건인 죽음과 장례식을 '축제'로 해석해 나가는 역설적인 인식이 당시로선 신선하게 다가왔을 것이다. 이는 죽음을 단순한 소멸이나 단절이 아니라, 고된 육신의 굴레를 벗고 우주의 순리로 돌아가는 해방으로 바라보는 통찰이다. 


작가는 죽음을 단순히 삶의 단절이나 비극으로 보지 않습니다. 억압받고 고단했던 노모의 삶이 마감되는 순간을 '우주적 귀환'이자 남은 자들을 위한 '축제'로 재해석한다.


현대 사회에서 장례는 병원식으로 규격화되었으나, 소설 속 상가는 축제의 장이다. 싸우고, 먹고, 마시는 무질서 속에서 오히려 인간적 유대감과 공동체의 생명력이 회복되는 역설을 보여준다. 


나아가 산 자와 죽은 자, 그리고 갈등하던 가족과 이웃들이 장례라는 통과의례를 통해 서로의 상처를 보듬고 화해와 일체감을 형성하는 생명력의 과정도 보여준다. 


용순으로 대변되는 집안의 소외된 자들과의 갈등이 장례라는 의식을 통해 치유된다. 원망과 한은 집단적인 슬픔과 용서를 통해 상생(相生)의 에너지로 승화된다.


저자는 슬픔이나 애도를 직접적으로 과장하기보다는, 장례식 주변에서 벌어지는 일상적인 사건들을 담담하고 관조적인 어조로 서술하여 주제를 더욱 묵직하게 전달한다.
제목인 '축제'와 다루고 있는 제재인 '죽음'의 대비를 통해, 삶과 죽음은 본질적으로 분리된 것이 아니라 하나로 통한다는 역설적 진리를 구조화하고 있다. 
요약하면 <축제>는 이청준 문학이 오랜 시간 탐구해 온 '한과 용서', '예술과 삶의 화해'라는 주제가 장례식이라는 가장 한국적인 공간에서 완벽하게 구현된 작품이라 하곘다. 죽음을 통해 삶의 질서를 재확인하는 인류학적 통찰이 빛나는 현대 소설의 수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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