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리뷰] 캐피탈
treehyun 2022/08/23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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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캐피탈
- 존 란체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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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9-11-04
- : 48
‘자본주의 삶을 나열하면 바로 이렇지.‘하는 생각이 든다. 물질의 넘침 그래서 야기되는 문제들은 덮고 사는 세상의 표면은 이렇지 싶다. 현실을 확 끌어 눈앞에 쫙 펼쳐 보여주는 것은 팀 로스와 같은 결, 다른 스타일을 보여 준다. 영국인이라는 공통점이 이들이 같은 이야기를 다루는 배경이 될까?
제목으로 더 어울릴 것 같은 ‘We want what you have‘가 쓰인 포스트 카드가 배달 되는 사건을 따라 살다보니 집값이 상승하여 부유한 동네가 된 이곳 주민들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부모로 부터 물려받은 집에 오래 살며 늙어간 미망인으로부터 이야기는 퍼져 나간다. 그녀에겐 다른 도시에 사는 소원한 딸과 친밀해 보이는 숨겨진 아티스트인 손자가 있다. 나이든 이에게 닿칠 문제가 연이어 일어나고 딸은 귀찮은 의무이듯 엄마집으로 병간호를 하러 온다. 호스피스 병동이 아니라 집에서 죽음을 맞을 수 있게 조처한 것만으로도 딸은 엄마를, 이 병간호를 자처하며 불편해 한 속내를 탕감했다. 이 쉽지 않은 일을 딸은 청소하는 것으로 그 무게를 감당한다. 엄마곁에 있기보다 수월해서. 딸은 장례식 후 엄마의 집을 아쉬움 없이 처분한다. 집이란 삶이 끝나며 한 역사를 끝내는 것이라는 듯. 그래도 엄마의 죽음은 현대의 죽음 중 나은 편에 속하리라.
그녀의 손자의 해고된 조수로 인해 이 골목에 사단이 난다. 익명성으로 유명한 작가에게 새로운 조수가 등장하고 서로 탐탁치 않는 그들은 관계를 딱 그 관계답게 끝내며. 별일이 아닐 수 있는 일이 부유함과 얽혀 경찰까지 움직이게 한다. 사회적 배경에 이미 테러라는 경험이 있으므로 그냥 지나칠 수 없는 문제가 되고 의도한 바 없이 이민자들에겐 불리한 결과를 초래한다. 의심, ‘내 잘못이 아니니 네가 잘못 했을 것이다.‘라는. 물건을 잃은 사람의 잘못이 제일 크다는 가르침은 묻힌 지 오래다.
은행에서 올해 보너스 백만 파운드를 꿈꾸던, 쇼핑중독이며 모든 일을 돈으로 해결하는 아내를 둔 로저는 새로운 컴퓨터 프로그램을 잘 다루지 못 하는 문제를 안고 있다. 자신이 제대로 대접 받지 못 한다고 생각한 부하직원은 컴퓨터보안의 허점을 이용해 거액을 횡령하고 로저는 해고된다. 때맞춰 금융위기가 닥치고 이를 계기로 물질만능에서 벗어나고자 ‘나는 변할 수 있다. 나는 변할 수 있다. 약속할 수 있다. 나는 변할 수 있다. 변하고 변한다.‘ 하며 부유한 동네를 떠나는데 그 결심이 기후변화의 변곡점을 지났다는 말처럼 희망적이지 않은 건 내 노파심?!
유능했던 축구스타의 발굴과 유럽리그 입성. 그에게 하루 아침에 쏟아지는 부. 시샘하듯 일어난 돌발 사고. 이어지는 여러가지 법적 사항들. 거액이 머무는 곳.
이게 지금 우리 세상이다 싶다.
인간이 치열하게 오천년 동안 쌓아온 세상은, 모두 그저 열심히 살았을텐데 방향없는 욕망의 결과만 손에 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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