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서재

wellcome to my world
  • 엄마의 택배
  • 김현지
  • 9,900원 (10%550)
  • 2024-08-12
  • : 135

나와는 큰 인연이 있었던 고유출판사에서 첫 단행본을 출간하였다.

가슴속에 품은 글들이 세상에 나올 수 있도록 돕는 고유출판사에서 출간하는

첫 단행본은 어떤 작가님의 이야기일지 궁금했다.


김현지 작가. 이 소설이 데뷔작이기에 작가가 어떤 책을 써왔는지에 대한 설명은 없었지만 그렇기에 더욱 담백한 소개였다. 2023년 겨울 어느 날. '더 이상 자신을 숨긴 채로는 온전히 살아낼 용기가 없다'는 항복 선언 이후로 내면의 상처를 마주하고 글쓰기를 통해 치유와 성장을 경험한 작가님의 이야기가 이렇게 책으로 나온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결과이지 않았을까.


사는 일이란 결국 사람과 사람이

얽히는 일이란 생각이 든다.

타인이지만 반드시

나와는 무언가로 연결되기 마련인 가족,

친구, 연인, 동료, 이웃들과 오해와 이해,

불신과 믿음, 멸시와 연민, 희생과 인내,

거부와 수용, 상처와 화해 등을 주고받으며

세월을 걷는 일 말이다.

그러니 인간은, 그런 일들에 휩쓸려

요동쳤다 잔잔해졌다를 끊임없이 반복하며

살아가는 수 밖에 없는 것이다.


- 나의 글 나의 소명 中



이 책에 등장하는 단편 소설은 모두 잔잔했다. 가랑비에 옷이 젖는 줄 모르는 것처럼 어느새 이야기는 끝나고 작가님의 문장에 흠뻑 젖은 나를 발견할 수 있었다. 엄마와 딸, 연인, 직장 동료, 이웃 등 각 등장인물들이 그려내는 삶과 감정은 파도와 같다.

많은 사람들이 영화 같이 멋지고 재밌는 삶을 꿈꾸지만 실제로 살아가면서 마주하는 일상은 너무도 평범하다.

3인칭 전지적 시점의 「엄마의 택배」와 「계란말이」, 1인칭 주인공 시점의 「인연」, 「이 차장」, 「운동화」 이 다섯 편의 소설 중에 주인공의 이름이 나오는 것은 혜정이라는 이름이 등장하는 계란말이밖에 없다. (이 차장에서 주인공을 지칭하는 말로 '김 여사'가 나오지만 이름이 아니기에 패스) 이름을 특정하지 않았기에 우리 주변에 있는 누군가의 이야기처럼 가깝게 느낄 수 있었다.

삶은 나와 당신, 우리와 그들이 모여 함께 만들어가는 연주 같다. 복잡 미묘한 서로의 관계 속에서 우리는 존재하고, 생각하고, 느끼고, 행동한다. 각각의 높낮이가 다를 뿐, 모두가 저마다의 파도를 맞아 요동쳤다가 잔잔해지기를 반복하며 살아간다. 일상의 장면에 담긴 삶의 감정을 세심하게 그려내는 글을 읽을 수 있어서 기뻤다.


  • 댓글쓰기
  • 좋아요
  • 공유하기
  • 찜하기
로그인 l PC버전 l 전체 메뉴 l 나의 서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