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사랑이자 유일한 사랑이 M(모짜르트)인 (대상이 '질서 정연과 절제의 고전주의 음악'의 대가 모짜르트인 것은 여주인공에 대해 시사하는 바가 크다) 바이올리니스트 은수, '한 여자에게 평생 잡혀 사는 게 미친 짓'이라 생각해온 프로 농구 선수 승규. 이 두 남녀가 자신의 세계 밖의, 뜻밖의 인물인 서로를 만나며 상대와 자기 자신을 알아가는 사랑과 성장의 여정이 범속의 언어와 마음을 건드리는 감성의 언어가 어우러지며 그려진다.
이 책은 엄마와 딸이, 아빠와 아들이 함께 읽어도 좋을 것 같다. (은수와 승규의 사랑에 그들 부모 세대의 젊은 시절 사랑이 또한 어른거린다). 젊은 남녀의 순수한 사랑은 시대를 초월하는 보편성(universality)과 고전성을 갖기 때문이다.
요즘 우리나라 독서계를 점령한(?) 아픈 자와 아프게 하는 자, 피해와 가해가 가득한 세상을 읽고 나도 모르게 구겨진 마음이 이 책을 읽으며 건강하고 정갈하게 펴지는 경험을 독자들이 하게 될 것 같다. 이것은, 독자들에게, 작가가 겸손히 요청한 '입가에 번지는 미소' 이상의 큰 소득이다.
p.s.심리주의 소설의 대가 톨스토이의 "안나 카레니나"를 읽으며, 여자들만 아는, 우리 여자들의 앙큼한(?) 속마음을 남성 작가가 어떻게 이리 잘 알 수 있는 걸까? 하고 놀란 적이 있다. 겨울소나타를 읽는 남성 독자도 최혜원 작가에게 비슷한 경이감을 갖지 않을까? 젊은 남성의 속마음을 이토록 구체적이고 생생하게 풀어내는 작가의 재능이 놀랍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