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독성 좋은 선상 미스터리
미스터마플 2025/10/14 15:38
미스터마플님을
차단하시겠습니까?
차단하면 사용자의 모든 글을
볼 수 없습니다.
- 우먼 인 캐빈 10
- 루스 웨어
- 17,820원 (10%↓
990) - 2025-09-17
: 1,945
#도서협찬
극도로 불안한 심리 상태를 가진 믿을 수 없는 화자와 초호화 크루즈라는 매력적인 클로즈드 서클 설정을 결합하여 잘 짜인 심리 스릴러이자 가독성 좋은 선상 미스터리를 만들어냈다.
심리학자가 썼나싶을 정도로 주인공은 물론 독자의 정신 상태까지 쥐락펴락 하는 소설이다. 작가는 띠지 문구처럼 주인공이 점점 스스로의 관찰과 추론을 의심하게 만드는 극한의 상황으로 몰아가면서도 사건의 본질 자체가 흐려지지는 않게 작품내의 혼란도?를 교묘히 잘 조절한다.
대부분의, 아니 거의 모든 클로즈드 서클물은 폐쇄적인 상황에서 공개적으로 발생한 살인사건으로 인해 주인공들이 느끼는 공포와 그 해결과정에서의 카타르시스를 다룬다.
하지만, 이 작품은 그런 클로즈드 서클물의 갈등해소 방향과는 반대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알콜, 수면부족, 폐소공포증 등으로 인해 주인공의 심리상태가 갈수록 불안해지므로,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사건이 해결되어가기는 커녕 그 사건 자체가 있었는지조차 점점 의문시되기에 플롯 전체가 미궁에 빠지는 느낌이다.
특히, 이런 혼란 상태에서 작품에 청량감을 더해줄 믿음직한 조력자의 존재마저 주인공이 불안과 의심으로 인해 스스로 회색의 영역으로 던져버린다. 이에 독자 입장에서는 이 지치는 주인공과 함께 지쳐나가면서도 이 시궁창에서 어떻게 빠져나갈까하는 학문적? 호기심이 들게 된다.
이런 고난의 행군을 거치고 맞이한 결말부분은 의외로 괜찮았다. 어쩔수 없이 데우스 엑스 마키나적 해결방식을 취했고 빌런이 갑자기 신으로 바뀌는 점에 대한 개연성 문제도 살짝있지만, 앞의 400여페이지에서 주인공이나 독자가 너무 고생을 했기에 오히려 이런 속시원한 해결에 작가의 등을 툭툭쳐주고싶은 느낌이 들었다.
전체적으로 상당히 가독성 좋고 구성도 좋은데, 여러 독자들이 지적하듯 역대급 발암캐, 짜증유발자 주인공 덕에 속이 부글부글 끓는점이 이 작품의 큰 약점이다.
과한부분은 살짝 건너뛰고 감정이입도 덜하려 노력했는데 이 비호감캐릭터 덕에 나름 잘짜인 플롯의 빛이 덜해지는 느낌이 들었다. 하지만 뭐 작가가 정성들여 세공해냈듯이 이 캐릭터는 정신의 병을 가진 사람이고 스스로 극복하려고 노력을 하니 독자도 어느정도 감안해줘야하지 않을까 싶다.
PC버전에서 작성한 글은 PC에서만 수정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