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를 초월한 보편성
미스터마플 2025/08/08 09:57
미스터마플님을
차단하시겠습니까?
차단하면 사용자의 모든 글을
볼 수 없습니다.
- 목숨을 팝니다
- 미시마 유키오
- 16,200원 (10%↓
900) - 2025-08-01
: 2,705
#도서협찬#서평단
실존주의로 난해하게 시작해서 엔터테인먼트 소설로 숨가쁘게 진행하다 교묘한 사회적 정치적 메세지로 끝나는 이야기. 반세기전에 쓰여졌다고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세련된 문체와 속도감 있는 이야기 전개를 보여준다.
에도가와 란포나 요코미조 세이시의 작품들을 읽을때면 좋게는 예스러운 시대감, 나쁘게는 고루함과 지루함이 느껴졌는데 이 작품은 그렇지 않았다.
마치 뽀로로가 한국적인 정서에 국한되지 않고 보편성을 바탕으로 전세계 아이들에게 다가가듯이, 이 작품 역시 전후 일본 사회 비판이라는 뚜렷한 목적을 가짐에도 시대적 공간적 배경에 제약받지 않고 인간 그 자체에 집중해서 이야기를 전개해나가기에 보편성을 획득한다. 덕분에 일본에서 2016년 역주행 베스트셀러가 될수 있었나 싶기도.
신문 글자들이 갑자기 바퀴벌레로 보여 자살을 결심한다는 초반부는 마치 변신, 죄와벌처럼 난해한 느낌도 살짝 든다.
하지만, 주인공이 목숨을 판매하게 되고 여성들의 도움과 본인의 기지를 통해 수많은 죽음의 위기를 벗어나게 되는 중후반부의 엔터테인먼트적 이야기전개는 작품해설의 비유처럼 007 제임스본드 같기도 하다.
개인적으로는 007보단 로런스 블록의 '살인해드립니다'와 이사카 고타로의 '사신치바'가 생각났는데, 불가능해보이는 미션에서 거의 하드보일드적 쿨함을 바탕으로 살아남는 모습과 죽음에 대한 공포가 없는걸 넘어 거의 유체이탈 화법을 구사하는 태도가 치바처럼 코믹해보이기도 했다.
탐미주의, 유미주의 등의 말을 많이 들어서 작가의 작풍이 히라노 게이치로처럼 유장하고 현학적일까 걱정했는데, 유려함은 문장이 아닌 세련된 이야기 전개에서 느껴졌으며 문장 자체는 깔끔하고 차분하며 정제된 느낌이었다.
탐미주의라면 매 에피소드마다 반드시, 굳이 따라붙는 애정행각과 여성의 신체에 대한 동경이 가득한묘사 정도?였는데, 이 역시 필립 말로처럼 아몰라 난 그냥 인기있는 남자야가 아니라 결말부에서 그 이유를 나름 설명해준다.
온고지신이란 이런거구나 싶을 정도로 새로운 독서 경험이었다, 작가의 정치적 입장이 다소 아쉽긴하지만, 문학 그 자체로만 본다면 다른작품도 찾아봐야겠다 싶을 정도로 여러모로 천재적이었다.
PC버전에서 작성한 글은 PC에서만 수정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