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르적 설정을 바탕으로 한 순문학의 정취
미스터마플 2025/03/08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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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롱뇽의 49재
- 아사히나 아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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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0) - 2025-02-26
: 1,000
완전 결합 쌍생아에 파격적 상상력이란 광고문구, 아쿠타가와상이란 후광까지 더해져 왠지 sf적 설정의 천재적인 미스터리나 히가시노 게이고의 '비밀' 느낌을 잔뜩 기대했는데.. 대신 간만에 순문학의 향취를 제대로 느꼈다.
이 작품은 무인도의 심산유곡에서 길어올린 청정수를 백만번 정제한듯한 순수 그 자체인 작품이다. 장르적 불순물?을 걷어내고 단 한방울의 문학적 정수만을 남겨놓은듯 하다.
이 책에서는 사실상 '사건'자체가 없다시피 한다. 할아버지의 죽음이란 '계기'가 있긴한데, 이는 회사에 출근하고 친구를 만나는 사소한 이벤트들과 크게 위상이 다르지 않다. 작품은 한몸을 공유하는 '안'과 '슌'이 이런 이벤트들을 통해 받게되는 자극으로 인한 존재론적 고민으로 가득 채워져있다.
먹고 마시고 배설하고 걷고 자고하는 그 모든 일상생활에서 그들은 남과 다름을 느끼고, 그 다름 속에서 자신 혹은 자신들을 어떻게 인간사회속에 자리매김할지 고민한다.
그렇기에 180여페이지의 짧은 분량에서 장르문학적 전진은 거의 없고 순문학적 침잠이 끝없이 이루어진다.이런 작품을 기획하고 써낸 작가의 천재성과 문장력엔 감탄을 금치못하지만 보다 화끈한 이벤트를 원하는 독자로서는 다소 아쉬운 점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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