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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한국인이 숭앙하는 아름다움에 대해 논한다. 그 아름다움은 인공적으로 만들어진 건축물을 통해 얻는 미감이다.
저자가 보기에는 그 미감이 대한민국을 이끈다. 그 전제를 설명하기 위해 여러 가지 구체적인 사례들을 제시하는데 대개 납득할 만했다. 그가 말하는 '미학'을 어려운 개념으로 생각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그저 대중이 표피적으로 느끼는 아름다움 정도로 보면 되겠다. 구체적인 사례 가운데 내가 십분 공감했던 사례는 아파트다. 내 자신 아파트에 살고 있거니와 고층에 살고 있는 나는 가끔 바깥 복도에 나가 맞은편 아파트를 바라보곤 한다. 밤이면 맞은편 아파트의 전층에서 개미처럼 살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이 한눈에 들어온다. 그 순간에는 그 사람들이 나에게는 사람처럼 보이질 않는다. 나 또한 그들 가운데 하나다. 
저자의 박학다식과 경제학 지식이 곳곳에 박혀 있다. 지금 내가 사는 이 시대와 공간에 대해 담고 있는 여러 가지 객관 정보만으로도 책값은 아깝지 않다. 전체 구성도 잘 되었고 저자의 글이 가끔 원심력을 발휘하기는 하지만 취지를 이해하지 못할 정도는 아니다. 그리고 표지. 직선에 침몰하는 대한민국. 멋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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