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금, 기대, 호기심으로 책을 펼쳤다.
잘 읽힌다. 후루룩 읽기에는 아깝다.
'나도 그랬어. 그때 내 마음이 이거였구나 ' 엄마에게 갔다가, 훌쩍 아버지가 내 앞에 오시고, 아이들이 "응애"하던 때로 나를 데려다 준다.
빗방울이 그리는 동심원이야기는 내가 기억하는 나의 가장 어린 시절로 데려가 주고
25쪽 관계라는 것이 때로는 예기치 않게 우리를 할퀸다
이 구절을 읽으면서 절친과의 일이 생각나서 웃었다.
솔직이 말하자면 나이로 치면 언니다. 미주알고주알 어쩌면 남편과 하지 않는 이야기까지 하는 사이인데 어느날 당분간 연락하지 말자는 톡이 왔다.
처음에는 얼떨떨 했다. 왜? 무엇이 문제인데?
누구에 대해서 " 그 사람 이상하다 이렇다 저렇다 말을 해줘야 하는데 가타부타 답이 없어."
이 말을 몇 번 내게 했는데 그 말 할 때마다 내게 드는 생각은
'사정이 아직은 안되나보다'
시간이 지나면서 내게 든 생각은 '공감을 한 것이 아니라 친구 입장에서 보면 상대방 편을 드는 것처럼 느껴졌겠구나.'
곰곰이 생각해보니 공감이 안된 정도가 아니라 오히려 상대방 편을 들고 있었으니 속이 꼬일 수 있겠구나.
이정훈작가님의 글은 웃다가 울다가 쓰담쓰담 하게도 된다.
참 쉽게 쓰여졌다. 그리고 순간을 이렇게 잘 포착해서 표현할 수가 있나
하며 감탄한다.
이 책의 특장점은 해설이다.
작가의 시선이 어느 지점에서 어떤 생각이나 관점이었는지 말해준다. 이를 통해서 고개가 끄덕ㄲ덕 되기도 하고 갸웃하기도 하면서 나의 시선이 어디에 있는지 봐진다.
35쪽 사랑하는 사람을 사랑한다는 것의
첫 번째 조건이 자신을 지우는 일이라는 것을, 그 무렵부터 알게 되었다.
...슬픔을 모르는 척했을 뿐이다.
어느새 ...나는 알고 있었다. 내가 웃어라도 주면 엄마의 슬픔이, 안으로 구겨 넣은 설움이 조금이나마 가벼워질 것 같았다. 짐이 되지 말아야 한다는 생각은 아이로 자라야 할 시간을 서둘러 빼앗아 갔다. 슬픔에도 위계가 있다는 것을, 내 슬픔은 뒤로 밀려나야 한다는 것을, 그렇게 나는 감정이 위계를 배웠다.
이런 표현들 멀직이 서서 겁먹은 표정으로 아버지의 슬픔을 바라만 보고 서 있는 조그만 아이와 몸부림치는 아버지가 보인다.ㅣ
39「어른이 된다는 것은 감정의 위계를 인정하면서도, 자신의 감정을 소중히 여길 줄 아는 것입니다. 사랑하는 사람을 배려하되, 스스로를 사랑할 줄 아는 것이지요. 그 균형을 찾아가는 것이 성숙의 진정한 의미가 아닐까 싶습니다.」
나는 내 감정이 뭔지도 모르고 살던 때가 있었지 남들 눈에는 보이는 내 감정을 나는 모르는 안타까움 스스로 사랑하는 것을 50이 넘어서야 인지하기 시작했다.
자신의 인생을 제대로 살지 못하고 직장에서 어쩔 수 없는 일로 힘들고 마음이 피폐 해져가고 있는 아들이 자신을 사랑하는 일에 좀 더 집중할 수 있길 바라며 ...이 책을 권해야겠다.
쓰고 싶은데 쓰기에 서툰 나에게 '그래, 나만의 이야기가 넘치지'
위로가 되고, 용기가 된다.
한 바퀴 읽고 나니 이 책,
곁에 두고 휙 넘기며 피식 웃기도, 고소해 하기도, 눈물을 주르륵 흘리기도, 쓰담쓰담 위로 받고 싶어진다.
*서평단으로 도서를 제공 받아 작성된 글입니다.
#위로는_서툴수록_좋다#이정훈#책과강연#위로
"그랬구나" 소심하게 맞장구치는게 내 말의 전부였다.
아무것도 한 게 없었지만, 아무것도 해서는 안 될 밤이었다.
‘괜찮냐‘는 문자를 보냈다. 말 줄임표 세 개를찍었다가 지웠다. 16,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