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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머루님의 서재
  • 나의 살인 계획
  • 야가미
  • 15,120원 (10%840)
  • 2025-08-20
  • : 724


살인범은 과연 만들어지는 걸까? [제작비지원]

#나의살인계획
#야가미 지음
#천감재 옮김
#반타



실로 신선한 추리소설을 만났다.
결말을 알고 나면 ‘범인은 처음부터 그였구나’ 싶지만, 반대로 처음부터 끝까지 치밀하게 읽어야만 ‘범인이 바로 그였음’을 알 수 있는 소설이다.



『나의 살인 계획』의 저자 야가미는 대형 공포 채널을 운영하는 인기 유튜브 크리에이터다. 혜성처럼 등장한 그는 ‘미스터리 소설계의 원석 등장’이라는 극찬과 함께 주목받고 있다.



그의 이력이 작품에 약간의 모티브가 된 것일까?
출판사 문예부 편집자로 일하게 된 주인공 다치바나는 ‘소설가bot’이라는 이름으로 SNS를 운영하며 영향력을 넓혀 간다. 어린 시절부터 범죄 추리소설 마니아였던 그는 꾸준히 5분 분량의 미스터리를 올렸고, 순식간에 팬층을 형성했다. ‘소설가bot을 통한 서적화 프로젝트’를 기획해 이름 없는 작가들을 발굴하고 출간하면서 “미스터리 소설계를 석권한 편집자”로 성공하지만, 우연히 발생한 도작 사건을 뒤집어쓰고 ‘추락한 천재’가 되고 만다.

여기까지만 보면 출판계의 생리를 담은 다소 평범한 소설처럼 보인다.



그러나 좌천된 단행본 논픽션부에서 무료한 시간을 보내던 다치바나에게 의문의 원고가 도착하면서 진짜 미스터리가 시작된다.


×××× 나는 당신을 죽일 겁니다 ××××


보통 사람이라면 ‘죽이겠다’는 내용의 원고를 받았을 때 당연히 경찰에 알리고 신변을 보호받으려 할 것이다.


하지만 다치바나는 그런 사람이 아니다.

“다치바나는 독특한 구석이 있구나.” (p.11)


초등학교 저학년 때부터 추리소설 마니아였던 그는 오히려 짜릿한 설렘을 느낀다. 다치바나는 그를 X라 이름 붙이고, 반대로 X를 잡기 위해 함정을 파기 시작하는데…


누가 뛰는 놈이고, 누가 나는 놈이 될까?


X로 추정되던 인물이 밝혀진 뒤, 느닷없이 등장한 F로 인해 독자는 또다시 혼란에 빠진다. 나름대로 쌓아 올리던 추리가 무너지고, 작가가 흘려 놓은 힌트들을 그러모아 다시 추리를 세워 보지만, 그런 엔딩을 예견한 독자가 과연 있을까?


범인은 ‘아름다운 살인’을 꿈꾼다.
그가 말하는 아름다운 살인은 아무도 모르는 것을 넘어, ‘범인이 아무것도 하지 않는 살인’이다.


사실 그것이 가능하냐 가능하지 않냐는 중요하지 않다.


이 책의 저자는 범죄자가 되는 원인으로 ‘일그러진 가정환경’을 꼽는다.


「일그러진 가정환경. 이것이 내가 발견한 가장 큰 공통점이었다. 거듭되는 부모의 이혼과 재혼. 일상적으로 행해지는 학대와 가정폭력. 경제적 궁핍과 교육 부족. 과도한 종교 신앙에 따른 사회성 결여. 이 모든 것들의 원인은 자녀를 둘러싼 환경이자 그 부모들이다.」 (p.175)



물론 이런 환경에서 제대로 된 교육을 받지 못하고, 도덕적·윤리적 올바름에 대한 보편적인 사고방식을 갖기 어려운 것은 사실이다. 따라서 이런 환경에 처한 아이들을 사회와 정부에서 보호해 주는 시스템이 더 강력하게 보완되어야 한다. 그러나 동시에 이런 논리가 범죄자에게 면죄부 혹은 동기부여가 되는 것은 아닐지 걱정스럽기도 하다.



얼마 전 드라마 [트리거] 1편을 보고 그 걱정이 더욱 커졌다. 실제로 ‘그(총기 난사 범죄자)’가 처한 상황은 누구라도 울분을 터뜨릴 만하고, 총질을 해버리고 싶을 만큼 주변 인물들은 하나같이 쓰레기처럼 그려진다. 시청자는 그런 과정을 보며 ‘어쩐지 그의 총기 난사가 그렇게 나쁜 것만은 아니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은근슬쩍 품게 된다. 악인에게 서사를 만들어 준다는 것은, 자칫 “오죽했으면 그랬겠어?” 혹은 “나도 열 받는데 확 저질러?”라는 또 다른 트리거가 될 수 있다. 그렇다면 그 드라마가 던지는 메시지는 무엇일까? 단순히 강한 도파민을 제공해 시청률을 노린 것이라면, 작가도 연출가도 배우도 조금은 더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나의 살인 계획』은 결코 ‘아름다운 살인’에 대해 고민하는 책이 아니다.



등장인물의 삶과 아픔을 통해 외모지상주의, 학교폭력, 가정폭력, 자녀 교육관 등 사회 문제를 함께 고민하는 책으로 읽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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