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서재

Astro. 의 서재
  • 소희의 방
  • 이금이
  • 12,150원 (10%670)
  • 2021-09-10
  • : 2,209

<너는 하늘 말나리야> 를 읽으며 마지막에 헤어지는 미르, 소희, 바우는 그 뒤 어떻게 되었을까 참 궁금했다. 뒷 이야기가 이미 오래전에 나와 있었지만, 잘 알지 못했던 탓에 찾아 볼 생각조차 하지 못했다. 그런데 운 좋게 서평단 모집을 통해 소희와 바우의 이야기를 접할 수 있었다.


처음 받아 들고 느낀 것은 <책이 참 이쁘네> 였다. 하지만 표지에 그려진 소희로 보이는 소녀의 표정이 뭔가 어두워보였다. 바우는 소희가 자신을 사랑할 줄 아는 모습이 하늘을 향해 피어나는 하늘 말나리 같다고 했었는데...


소희는 할머니와 함께 살며 철이 빨리 든 애어른에서 15살다운 소녀로 열심히 성장하고 있었다. 변화의 계기가 된 것은 작은 집으로 어느 날 찾아 온 엄마. 재혼을 해서 잘 사는지 어쩌는지 소식도 듣지 못하고 왜 그런지 사진 한장 없어서 얼굴도 기억하지 못하는 존재였던 엄마가 자기를 데려간다고 하면서부터였다. 처음엔 어딘지 차가운 엄마의 태도를 이해하려 애쓰며 새로운 환경에 자신을 맞추려 노력했다. 그러나 자신을 대하는 엄마의 말투, 행동등에서 거리감을 느끼며 작아진 옷을 억지로 몸을 구겨 넣듯 행동하는 스스로가 점점 답답해진다. 마음 속의 고민으로 새 학교의 친구들에게 거짓말을 거듭하게 되는 그녀에게 위안을 준 것은 다름아닌 <디졸브>의 존재였다. 인터넷 세계에서 서로 얼굴을 모르는 익명의 관계로부터 오는 편안함이 그녀에게 진실을 말하게 한다. 그리고 <리나>와의 만남을 통해 소희는 애어른의 껍데기를 벗고 아이다운 15살로 돌아가게 된다.


뭐든지 잘 하고, 의젓하고, 생각이 깊은 소희는 어떤 일이 있어도 잘 헤쳐나갈 줄 알았다. 어른이 보기에 <착하고 기특한 아이> 였으니까 지금처럼 잘 해낼 줄 알았다. 그런데 읽으면서 소희는 <15살 아이> 라는 걸 잊고 있었다는 생각이 퍼뜩 들었다. 아직 어리광도 부리고 별 것 아닌 것을 트집 잡으면서 화도 내고 떨어지는 낙엽을 보고도 배꼽을 잡고 웃는 나이인데 말이다. 애어른이 되었다고 해서 아이가 어른이 된 건 아니다. 그러니 당연히 별 것 아닌 말 한마디에 속상하기도 하고 다른 아이들에게 잘 보이고 싶기도 하고 한참만에 만난 엄마가 날 싫어하지 않을까 걱정도 되는거다. 그게 당연한거다.


쌓고 또 쌓다가 결국엔 터져서 엄마에게 화내는 장면을 보면서 나도모르게 속으로 "더 뱉어내! 더 뱉어내!" 를 외치며 응원했다. 엄마의 울분 섞인 고백에는 왜 빨리 말을 안해줬냐고 역정이 나기도 했다. 속 시원하고 뒤끝 없을 것 같은 채경과 리나를 보면서는 우리 아이에게도 저런 친구가 있었으면, 형제들끼리 저런 사이가 되었으면 하고 바랬다. 왠지 끌리는 의외의 매너남 재서를 보면서 어깨를 토닥토닥해주고 싶었다. 새 아빠는 한대 쳐 주고 싶었지만...


스스로의 틀을 깬 소희가 엄마와 함께 하는 새 가족과 새 친구들 속에서 아이답게 성장하기 위한 한 발을 내 디디는 모습을 보며 잘 하고 있다고 꼭 안아주고 싶었다. 앞으로는 하늘 말나리야처럼 하늘을 보며 씩씩하게 커갈 수 있기를! 진심으로 응원한다!


화이팅!!


"해당도서는 출판사로부터 무료 제공받았습니다"

산다는 일의 진정한 의미는 여름날의 무성함과 찬란함이 아니라 겨울날의 초라함과 힘겨움에 담겨 있는 건지도 모른다.
달밭마을의 느티나무처럼 밧줄에 가지를 의지한 채 눈 바람을 맞는 일이, 그것을 견디는 일이 인생일 것이다. 내가 행복을 느끼는 순간에도 삶은 그럴 테지. 그걸 알기에 나는 앞으로 이 일기장에 담기는 행복하고 즐거운 일은 물론 힘들고 괴롭고 아픈 일까지도 모두 다 사랑할 것이다. 그럴 것이다.- P307

  • 댓글쓰기
  • 좋아요
  • 공유하기
  • 찜하기
로그인 l PC버전 l 전체 메뉴 l 나의 서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