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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tro. 의 서재
  • 천문학자는 별을 보지 않는다
  • 심채경
  • 13,500원 (10%750)
  • 2021-02-22
  • : 14,332

제목에 있는 별, 천문학이라는 단어 그 자체로 너무 끌렸다. 어릴 때 쏟아질 듯 반짝이는 밤 하늘을 본 적이 있었다. 별똥별이 수 없이 쏟아지고 은하수가 흐르던 그 날의 하늘이 너무나 인상적이어서 별에 관한 일을 해야겠다라고 생각했었다. 그래서 별 사진이 잔뜩 있는 책을 용돈 모아 사보곤 닳아 없어질라 비닐로 싸놓고 아껴서 보고 또 봤었는데...


그런데 별을 보지 않는다니? 내 머릿속 천문학자는 흰 가운을 입고 커다란 천문대의 천체망원경을 들여다보는 이미지인데 말이다. 호기심과 부러움, 동경을 담아 책을 읽기 시작했던 것 같다. 저자의 이야기와 함께 천문학에 대한 이야기를 살짝 살짝 곁들이더니 천문학이란 무엇인지 왜 중요하게 생각해야하는지에 대한 것 까지 아주 자연스럽게 펼쳐놓았다. 그녀는 말한다. 우주를 사랑해달라고. 꼭 천문학자가 아니어도 우주를 사랑하고 나아가 우주탐사에 세금을 써도 그것을 허락하고 지지하고 지켜봐달라고 이야기한다.


당신이 꼭 필요하다. 천문학자가 아니라도 우주를 사랑할 수 있고, 우주 탐사에 힘을 보탤 수 있다. 우주를 사랑하는데는 수만 가지 방법이 있으니까.

- 천문학자는 별을 보지 않는다_우주를 사랑하는 만 가지 방법 中


별을 사랑하고 우주를 동경하던 마음이 다시 새록새록 피어나는 것이 느껴졌다.


내용도 잘 모르면서 책방에 가서 빨간 테두리가 쳐진 뉴턴을 사서 읽으며 똥폼 잡았던 그 때.

행성사진이 잔뜩 나온 책을 보고 또 보며 우주에 직접 가보고 싶다는 꿈을 꾸던 그 때.

<아폴로 13호> 라는 영화를 수없이 반복해서 보고 비디오 테이프를 사서 소장했던 그 때.

당시 영화에서 엄지 손가락을 들어올려 달을 가리고 한쪽 눈으로 들여다보는 장면이 있었는데 달이 뜨는 밤이면 나도 그렇게 달을 올려다보곤 했었다. 그게 왜 그리도 멋있어 보이던지.

그러고보니 천문학자가 되고 싶다고 배게만한 물리학 책을 사서 들여다보던 때도 있었다.

지금도 우리집 어딘가에 내가 사 놓은 행성사진 책과 배게만한 물리학책이 잠자고 있을테지. 대학에 가면서 학과를 정해야할 때가 되었을 때 나는 천문학자가 된다고 했다가 생각보다 큰 반대의 벽에 부딪혔다. 그래서 우주비행사가 된다고도 해보고 로케트를 만든다고도 해봤는데 반대의 벽을 무너뜨리지 못하고 결국 다른 길을 택했었다. 때문에 우주를 향한 동경을 머릿속 저편으로 꾹꾹 밀어 넣고 생각하지 않으려 했던 것 같다. 그런데 우주를 사랑하는데 수만 가지 방법이 있다고 소근소근 속삭이는 속삭임을 듣고 있자니 어릴 적 그 마음에 다시 불이 붙는 것 같았다.


그래. 난 별과 우주가 좋았었다. 아니 지금도 좋다. 가끔 유성운 어쩌고 하면 새벽에 밤하늘을 목이 부러져라 뒤로 재끼고 눈 깜빡이는 것도 아까워하면서 뚫어져라 쳐다보곤 하고, 아이들과 별자리를 찾아보기도 한다.


우리나라도 달 탐사를 하려한다는 사실이 적혀 있었는데, 정말 너무 반가운 소리였다. 차근차근 계획하고 준비되어서 자국의 탐사 결과를 전 세계와 나눌 수 있었음 좋겠다. 나는 언제든 힘을 보탤 준비가 되어있다. 어떤 형태로든 말이다.


천문학자가 별을 왜 안보는지에 대한 호기심으로 읽었는데 우주를 동경하는 마음을 다시금 깨달으며 책을 덮었다. 집에 있는 행성사진 책을 다시 가져오고 싶어졌다. 이제 나는 우주 사랑과 우주 탐사에 힘을 보낼 한 사람이 된건가?


밤하늘의 별이 무척이나 보고 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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