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단현상> 이라는 제목만 보고 '동화' 라고 했는데 왠 금단현상이지? 라는 물음과 함께 게임을 끊지 못하는 소위 '은둔형 외톨이'와 관련된 이야기인가 하는 생각이 제일 먼저 떠올랐다. 표지를 살펴보는데 그려진 그림이 참 이뻤다. 실타래 같은 둥그런 물체 위에 흐드러지게 핀 벗꽃과 흩날리는 꽃잎인지 별빛인지가 사방에 반짝이는 것이 계속 봐도 질리지 않았다. 그러고보니 제목도 반짝 거리네? 이런저런 궁금함과 함께 책을 펼쳤다.
다섯가지의 이야기가 담겨 있었다. 읽으면서 나는 책 속의 아이들이 되기도 하고 내 아이가 그런 상황이면 어떨지 생각해보기도 하였다. 지금 내 옆에서 일어날 것 같은 일상 이야기여서 그런지 마치 내가 겪은 일이라도 되는 마냥 느껴졌다. 읽으면서 나는
멀리 떨어져 사는 나의 친정엄마가 떠올라 가슴 한켠이 시렸다.
내가 어릴 적 좋아했고 무척이나 따랐으며 나를 귀여워해주셨던 외할머니와 즐거웠던 때를 추억해 보았다.
결혼하고 아이를 낳고 키우며 많이 소원해졌지만, 가끔 하는 연락을 반갑게 맞아주는 친구를 잠시 떠올려보았다.
중학교시절 시험공부한답시고 친구와 밤새 2시간에 한번씩 번갈아가며 집에 한대씩 꼭 있던 고정전화로 통화해대던 때가 생각나 잠시 미소지었다.
항상 이것저것 참견하시고 자신의 아들을 챙기는 '척'만 하신듯한 어린맘에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던 친할머니가 생각이 났다.
"아는 사람한테서 받아왔어" 라고 하시며 주머니에 넣어오신 작은 강아지를 내밀던(꽤 자주) 아빠와 우리집을 거쳐간 강아지들과 고양이들이 보고 싶어졌다.
그리고
슬픔과 힘듬과 외로움과 같은 어두운 감정을 나름의 방법으로 이겨내려는 아이들의 모습이 참으로 대견했다. '아이' 라고 하면 아직 한없이 어리게 느껴져서 무언가를 스스로 생각하고 하기는 어려울꺼라 나도 모르게 생각하고 있었던 것 같다. 아이도 나름의 생각을 가진 존재인데 말이다. 한편으로는 '맞아, 나도 그랬던 적이 있었어.' 라며 고개를 끄덕이는 내가 있음을 깨닫는다. 책을 읽는 내내 이야기의 끝에서 나는 저절로 얼굴에 미소가 지어지는걸 느꼈다. 이건 '엄마의 미소' 였을까 아니면 스스로 일어서는 아이들의 앞에 보여지는 '희망' 에 기분이 좋아져서 지어지는 미소였을까. 아마도 둘 다 였을 것 같다.
어린 아이라고 걱정하고 참견할게 아니라 아이들 속에 숨겨져 있는 스스로 일어설 수 있는 힘을 믿고 지켜볼 수 있는 여유를 가져야겠다. 마지막으로 가까운 미래에 내 아이가 조금 더 컸을 때 아이와 함께 이 책을 읽고 이야기 나눌 수 있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