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에서 누군가를 위해 찾아오는 사람들은 한없이친절하고 헌신적이지만 자신이 다른 세계에 살고 있다는사실을 한순간도 잊지 않는 법이다. 그저 잠시 자기 세계의문제들을 미루어두고 새로운 공간의 정취를 즐긴다. 기도시인들이 여름 한때 시골 마을에 찾아와 풍경을 즐기며,
순박하고 한적한 삶에 향수를 느끼지만 그 마을에 정착할생각은 하지 않는 것처럼, 그들에게 그곳은 ‘풍경’으로 남아있을 때만 의미가 있다.
그 풍경을 현실로 살고 있는 사람에게는 바람처럼 휘몰아쳐왔다가 순식간에 빠져나가는 외지인들의 방문은 삶의빈자리들을 뒤로하고 다시 현실을 힘겹게 살아내는 데 아무런도움도 되지 못한다. 오히려 외지인들의 친절함이 자신을 다른세계의 인간으로 전제했을 때만 나올 수 있다는 걸 깨닫는수간, 더욱더 멀어지는 두 세계의 간극만을 체험할 뿐이다. 기 재활원은 자원봉사자들에게 하나의 풍경일 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