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분열 전후의 구분이 없어요...
Booklove 2025/05/18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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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마네스크 성당, 빛이 머무는 곳
- 강한수
- 17,100원 (10%↓
950) - 2022-10-20
: 188
작중 저자분은 '카톨릭'이라는 용어를 사용할 때, "10세기 분열
이전의 '보편 교회'(카톨릭)"와 "분열 이후 형성된
'로마 카톨릭교회'"를 명확히 구분하지 않고 사용합니다.
‘카톨릭’은 ‘보편적인’(그καθολικός, katholikos)이란 뜻으로,
초대교회부터 1054년 동서 교회 대분열 전까지
하나의 보편적 교회를 지칭했습니다.
‘로마 카톨릭’이라는 말은 동방 정교회와 개신교와 구분된
서방 교회를 지칭하기 위해 훨씬 후대에 생긴 명칭입니다.
그러므로 분열 전의 교회를 지금의 ‘로마 카톨릭교회’로
지칭하는 것은 부정확합니다.
예컨대, 라테라노 대성당을 “앞으로 천년간 로마 카톨릭교회의
심장부”로 표현한 것은, 분열 이후의
제도적 로마 카톨릭교회를 전제로 한 후대적 시각입니다.
물론 저자분이 신부님이시기 때문에 이런 표현은
어느 정도 이해되지만, 324년 11월 9일에 봉헌되었다는 날짜는
역사적으로 불확실하며, 다시 말하지만 ‘로마 카톨릭교회’라는
명칭과 교회 체계 자체가 훨씬 후대에 형성된 것입니다.
4세기 당시의 교회는 아직 동서로 나뉘지 않은 '보편 교회'였고,
로마 주교(교황)의 권위도 지금처럼 절대적이지 않았습니다.
즉 10세기 대분열 전엔 '로마 카톨릭교회’라는 분파도
존재하지 않았고, 단지 지역 명칭일 뿐이었습니다.
(서울 부산 대구같은요..)
문제는 이러한 맥락을 따로 설명하지 않고,
당시의 로마 교회를 지금의 로마 카톨릭교회의 직계처럼
자연스럽게 연결시키는 서술이 반복된다는 점입니다.
(21세기 교회사 연구와 신학에서 ‘보편적 카톨릭 교회’와
‘로마 카톨릭교회’를 명확히 구분하는 게 기본임에도 불구하고.)
이는 역사적으로 단순화된 접근으로 오해를 낳을 수 있다 봅니다.
보통 카톨릭 교회 지도자, 신학자분들은 이러한 역사적 맥락과
구분을 잘 인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었기에
이런 서술은 더 아쉽게 느껴졌습니다.
그 결과 책에 온전히 몰입하기 어려웠고,
내용의 객관성과 신뢰성에도 의문이 생겼습니다.
역사적 사실과 맥락을 기반으로 한 건축서를
찾는 분들에겐 추천하기 어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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