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속의 현실과 책 바깥의 현실, 그리고 환상 이 세가지가 절묘하게 뒤섞여있다. 하지만 부자연스러운 느낌은 조금도 들지 않는다. 그저 작가가 이끄는대로 이리 흔들 저리 흔들 부유하며 큰 강을 따라내려가다 종국엔 바다에 이르는 기분이 들었다. 캐릭터들도, 서사도 모두 신선해서 상상력을 자극했고 모든게 잘짜여져있었다. 하나 아쉬웠던 점은 주인공인 금복이 남성이 되는 것을 여성성의 극복으로 표현한 것이었다. 그 시대를 생각한다면 사회생활에 있어 여성이란 하나의 장애이고 극복해야 할 성질이 될 수도 있으나 엄밀히 말하면 고래라는 소설속 세계는 우리의 근현대라는 시간과는 전혀 상관없는 시공간으로 단순히 예스런 분위기나 사건, 장치만을 필요한대로 일부 가져다 쓰고 있는 것이기에 필연적으로 그렇게 묘사해야될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