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한 기회에 나의 블로그 이웃이 되신 춘프카님.
“매일 읽고 쓰는 사람”이란 블로그 명이 인상깊다.
이분의 첫 산문집이 바로 이 책, “유일한 일상”이다.
서평단을 모집한다는 글을 보고 바로 댓글로 신청을 했다.
그렇게 “유일한 일상”은 나의 첫 서평단으로서의 기념작이 되었다.
춘프카님의 현재 포지션은, 블로거, 남편, 한아이의 아빠, 작가, 글쓰기교사다.
과거에는 아주 다양한 분야에서 일을 하셨고(114~115쪽), 그런 경험을 바탕으로 재미난 에피소드를 들려주시는 것 같다.
이 책은 소설도, 자기계발서도, 실용서도 아니다.
그저 춘프카님의 일상 이야기와 소소한 생각을 담겨있다.
멋들어지게 서평, 또는 독후감을 쓰고 싶은데 글쓰기 초보라 어려워서 내 눈에 보인 특징을 그냥 적기로 했다.
첫째, 책의 크기와 두께
공책의 반절크기에 인쇄된 마지막페이지는 147쪽.
부담스럽지 않은 크기와 두께로 들고 다니기 쉽다.
총 4부의 44꼭지의 글은 꼭지당 2~4쪽이라 자투리 시간에 틈틈이 읽을 수 있다.
둘째, 인용구와 연결고리
이야깃거리와 관련된 명언, 영화대사, 소설 등의 적절한 인용이 많은 편이다.
글 자체도 재미있지만 인용된 것들의 원본까지 읽고 싶게 만든다.
TV프로그램이나 유명인사가 등장하는 장면도 있어 이들에 관한 자료를 더 보고 싶다.
셋째, 글씨체와 편집
정확히 어떤 글씨체를 사용한 건지는 모르겠다.
다만 예전에 타자기로 따각따각 쳐서 뽑아낸 글씨체와 비슷하다.
편집은 가독성 좋게 깔끔하고 가끔 삽입된 흑백사진에서 따듯한 감성이 느껴진다.
넷째, 배경음악처럼 깔린 글쓰기
학창시절부터 글을 쓰고, 전공과 상관없는 언론단체에서 일한 이야기, 브런치 구독자와 만남.
책의 처음부터 끝까지, 글쓰는 이야기와 책 대신 사람을 읽은 이야기가 가득하다.
지속가능한 글쓰기 방법을 소개하는 편에서는 글 선생님의 면모가 엿보인다.
감동을 받은 부분은 95쪽 「저릿한 자극을 주는 남자2」 편이었다.
작가가 스무살 때의 일이다.
불우한 가정환경에다 왕따까지 당해 학교 생활이 어려운 중학생과 친밀히 지냈다.
가해자들과도 살짝 만나 오해를 풀고 그 아이는 학교를 무사히 졸업했다.
말더듬이 심했던, 고등학생이 된 그와 토론도 함께하고 성인이 된 지금은 서로 성장을 돕는 사이가 되었다.
10년이 넘는 기간 동안 누군가에게 따뜻한 마음을 베풀었던 작가의 모습에서 존경과 감사를 표한다.
또, 실력 있는 아내가 어린 아들을 키우느라 능력 발휘를 못하는 점에 아쉬워하고 글쓰기를 독려하는 데에서 이상적인(?) 좋은 남편의 면모를 보게 된다.
결국 그녀는 글을 쓰고 발행하게 된다.
마지막 부분, 작가의 말에서 그는 “계속 쓰겠습니다”로 글을 맺는다.
정말 글쓰기에 얼마나 애정이 서려있는지 느낄 수 있는 부분이다.
어쩌면 춘프카님은 글쓰기 중독자일 수도 있겠다.
이 책을 누구에게 추천하면 적합할까.
일상의 작은 것에서 받는 감동을 소중히 여기는 사람이나 글쓰기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면 이 책을 좋아할 것 같다.
나는 이 책의 에피소드들도 재미있었지만 글쓰기에 관한 내용을 보면서 글 쓸 동기가 마구마구 샘솟았다.
실제 쓰는 행동으로 옮길 지는 미지수다.ㅋㅋ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