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로 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 작성된 서평입니다*
블레어하우스에서 출간된 임하연 작가님의 에세이, 『인간명품』을 읽게 된 것은 뜻밖의 행운이었습니다. 책의 겉 표지는 진한 초록색 바탕에 금테를 두루고 있어 마치 명품을 연상케 했습니다.
특히 책 첫 페이지에 담긴 작가님의 친필 서명과 "이 책을 읽는 당신이 인간 명품입니다"라는 격려의 글귀는 책의 핵심 메시지를 고스란히 담고 있는 듯했습니다. 이 책은 명품 백이나 화려한 외모를 통해 스스로의 가치를 증명하려는 시대에, 진정한 '명품'이란 무엇이며, 어떻게 하면 우리 자신이 대체 불가능한 '걸작'이 될 수 있는지를 묻습니다.
저자는 럭셔리(Luxury)의 어원이 '빛(lux)'과 '과도함(luxus)'에 있음을 짚어내며, 빛나고 싶은 인간의 욕망과 그 이면에 숨겨진 불안을 외면하지 않고 정면으로 마주하게 합니다. 물질적 풍요가 아닌 내면의 단단한 품격을 통해 '상속자 정신'을 갖춘 인간 명품으로 거듭나는 고귀한 길을 제시합니다.
책은 딱딱한 이론서가 아닌, '상속자'와 '학생'의 문답식 대화 형식으로 전개되어 매우 몰입감 있게 읽히게 구성되었습니다.
이 형식 덕분에 독자인 저 역시 학생의 입장에서 현실적인 질문과 고민을 던지게 되고, 상속자의 사려 깊은 대답을 통해 명쾌한 해답을 얻는 듯한 경험을 했습니다. 특히 재클린 케네디 오나시스라는 상징적인 인물을 통해 고유함, 탁월함, 역사와 스토리, 심미안, 영향력이라는 다섯 가지 품격을 탐구하는 과정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외적인 화려함 뒤에 가려졌던 그녀의 내면적인 고통과, 그 고통을 침묵이라는 우아한 배려로 승화시킨 과정은 진정한 품격이 결코 타고나는 것이 아니라, 매일의 작은 선택과 용기, 그리고 삶의 경험 속에서 만들어지는 것임을 깨닫게 합니다. 이 책은 지금 당장 무언가를 소유하라고 말하는 대신, 제 삶 자체가 드물고 귀한 '걸작'임을 깨닫고 자신을 재정의할 용기를 선물해 주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