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네이버 책과 콩나무 카페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제13회 교보문고 스토리대상 대상 수상작이다.
심사위원들의 만장일치로 당선되었다고 한다.
영화 <커미션>의 감독이고, 이 소설은 시나리오로 먼저 작업했다고 한다.
시나리오가 영화로 발전하지 못하면서 소설로 다시 썼는데 개인적으로 다행스러운 일이다.
처음에 작가가 영화감독인 줄 몰라 영화로 만들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이런 생각이 그의 경력과 맞물리면서 구성과 장면들이 고개를 끄덕이게 한다.
잘 준비한 자료들과 멋진 필력이 조화를 이루면서 끝없이 달리게 한다.
단순히 제목만 보고는 공포소설이라고는 생각도 못했다.
선택한 첫째 이유가 교보문고 스토리대상 대상 수상작이었기 때문에.
여덟 개의 장은 집을 허물고 마무리하는 과정이다.
한옥 건축 과정인데 전통 수목 신앙 등과 역사를 엮고, 호러와 미스터리를 가미했다.
서늘한 호러는 곳곳에서 전혀 예상하지 못한 순간 발현된다.
그 첫 장면이 전 대통령 이운암의 생가가 불탄 후 도편수 범근의 자살이다.
죽기 전 자신의 아들에게 절대 다시 짓지 말라는 유언을 남긴다.
하지만 그의 자살 장면은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이고, 이것은 다른 자살들과 닮았다.
이 이해할 수 없는 자살이 어디에서 비롯한 것인지는 후반부에 나온다.
이것을 이해하기까지 생각지도 못한 장면과 공포가 조금씩 스며든다.
한 번에 발산하지 않고, 여러 번 강렬하게 폭발하듯이 드러난다.
범근의 유언 때문에 이운암의 생가 복원이 한국에서 불가능해진다.
다 늙은 운암이 손자 건승에게 독일에 있는 범근의 아들 재헌을 찾으라고 한다.
재헌은 독일에서 시간 강사를 하고, 회생 불가능한 아내와 살아가고 있다.
이때 건승의 연락과 생가 건축의 조건은 그가 한국으로 돌아오게 하는데 충분한 것이었다.
아버지에 대한 증오와 도편수에 대한 갈망이 뒤섞여 있다.
그가 이운암의 생가에 와서 본 것은 일반적인 건축과는 너무나도 다른 건축이다.
조사를 하면서 이상함을 느끼고, 생가의 지하실에서 이상한 공간을 발견한다.
그러다 그곳에서 거의 죽은 것 같은 존재를 발견한다.
경찰은 이 불탄 사람을 방화범이라고 생각하지만 증거는 미약하다.
재헌은 생가 복원을 위해 직접 움직이면서 중심 이야기를 풀어낸다.
또 다른 주인공인 대형 트럭 기사 시록은 아버지를 모른 채 살았다.
시록은 어릴 때 귀신을 봤는데 스님의 도움으로 좋아졌다.
하지만 생가가 불탄 후 다시 귀신이 보였다.
그리고 집에 와 엄마가 자실하는 것을 본다.
엄마가 가진 휴대폰에는 시록아빠라는 통화 발신 기록만 있다.
다시 연락하지만 전화는 받지 않고, 운암 기념회를 찾아간다.
건승을 보고 엄마의 통장에 지속적으로 들어온 돈의 내역을 알고 싶어 한다.
그녀의 노력과 열망은 무응답으로 돌아오고, 기념관에서 이상한 것을 보고 꿈꾼다.
한국 역사를 살짝 비틀어 이운암의 대통령 당선이라는 가상 역사를 만든다.
운암은 일제 시대는 일본군 장교로 독립군을 잡았고, 한국 전쟁도 치렀다.
그의 이력에서 가장 화려한 부분은 베트남 전쟁에서 나온다.
이 전쟁에서 그가 보여준 잔혹한 학살 행위는 역사적 사실과 닮아 있다.
70년대에 대통령으로 당선되었지만 그의 독재는 박정희와 닮아 있다.
다 늙고 힘없는 늙은이가 되었지만 그의 힘은 아직도 유효하다.
손자 건승이 나약하지만 재단 이사장으로 잘 처리하고 있다.
하지만 진짜 이야기는 전혀 예상하지 못한 순간 예상하지 못한 장면으로 드러난다.
이때 밝혀지는 사실들은 잔혹하고 무섭고 참혹하다.
읽는 내내 영화 이미지가 떠올라 영화로 만들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앞에서 말한대로 영화감독이란 사실을 몰랐지만 구성과 장면들이 그런 생각을 하게 했다.
그리고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재헌의 사연이 하나씩 풀려나온다.
이것과 생가 건축이 맞물리고, 시록과의 관계 등이 엮이면서 깊이를 더한다.
한옥 건축 자재 수급을 아버지의 후계자인 벽종이 막으면서 어려움을 겪는다.
이 어려움이 또 다른 공포를 마주하게 하고, 중간에 크게 터트린다.
주술과 수목 신앙이 묶이고, 뜻밖의 장면이 참혹한 현장으로 이어진다.
이렇게 중간중간 터지는 공포와 액션은 눈을 떼기 힘들게 한다.
시록의 엄마를 비롯한 사람들이 외친 천룡님의 정체는 끝에 드러난다.
그 정체와 다른 비밀은 상상할 수 없는 참혹한 역사를 가지고 있다.
마지막 장면은 비극과 비밀과 처절한 대결로 이어지면서 화려하게 끝난다.
한국형 호러 소설이 이정도까지 왔다는 점에 박수를 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