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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인이 오다가다
  • 이중 하나는 거짓말
  • 김애란
  • 14,400원 (10%800)
  • 2024-08-27
  • : 38,172

김애란의 장편소설은 오랜만이다.

작년에 단편집 한 권을 읽었는데 감상을 적지 않고 넘어갔다.

그 단편집의 첫 단편의 먹먹함이 그 후로도 강하게 작용했기 때문이다.

최근에 한국 작가의 소설을 꽤 읽고 있지만 왠지 모르게 김애란의 소설에 손이 쉽게 나가지 않는다.

집에 묵혀둔 소설들을 생각하면, 예전의 기억을 생각하면 의외의 일이다.

그러다 늘 인터넷 서점에서 발견하게 되는 그녀의 소설 제목.

이번에는 제대로 읽고 감상도 한 번 적어보자고 생각했다.

늘 그렇듯이 책을 받고 한 동안 묵혀둔 후 짬을 내어 읽기 시작했다.

이전 단편의 영향이 아직 있는 탓인지 앞부분에 쉽게 몰입하지 못했다.

세 명의 고등학생, 서로 다른 환경과 각자의 사연이 쉽게 다가오지 않았다.


먼저 이름과 성별을 구별하고, 각자의 사연을 분류하면서 빠져들었다.

세 아이의 이름은 지우, 소리, 채운이다.

지우는 엄마와 함께 살았는데 엄마가 여행 가서 추락사로 돌아가셨다.

엄마가 죽은 후 엄마의 애인인 선호와 살지만 껄끄럽기만 하다.

지우는 레드 아이 아머드 스킨크라는 도마뱀을 용식이라고 부르고 키운다.

용식이 크는 과정을 만화로 그렸는데 그 제목이 다.

이 만화가 그림 카페에서 인기를 얻었고, 용식은 지우의 유일한 낙이다.

하지만 일해서 돈을 벌고 싶은 마음에 용식을 소리에게 맡긴다.

소리가 엄마의 장례식에 왔고, 그림에 호감을 보였던 기억 때문이다.


소리는 어린 시절부터 그림을 그렸지만 기묘한 경험을 한 후 타인과 손을 잡지 않으려고 한다.

그녀가 손을 잡은 사람이나 동물이 얼마 후 죽는 일이 생겼기 때문이다.

이 사연을 모르는 사람에게는 하나의 결벽증처럼 보인다.

지우의 글과 그림을 알게 된 후 고민 끝에 지우의 부탁을 받아들인다.

하지만 용식을 키우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온도도, 먹이도 세심하게 맞춰 주어야 한다.

이 일이 쉽지는 않지만 그녀에게 안정감을 주는 것은 사실이다.

지우가 용식의 안부 묻는 문자를 보내면서 둘은 계속 연락한다.


채운은 엄마가 아빠를 칼로 찌르고 감옥에 들어가 있다.

실제 가해자는 엄마가 아니고 채운이지만 엄마는 자신의 죄로 바꾼다.

아들에게는 절대 이 사실을 말하지 말라고 거듭 당부하는데 협박처럼 보인다.

축구 선수였지만 부상을 당했고, 일반 학생들과 함께 경쟁해야 한다.

조금 늦은 공부의 시작, 깨어나지 아빠가 깨어날 것 같은 두려움.

이 날의 풍경을 그린 듯한 지우의 만화는 그의 불안을 더욱 부채질한다.

유일하게 의지하면서 안정감을 주는 존재는 뭉치란 개다.

사라진 뭉치를 찾아준 소리, 그리고 이상한 소리의 이야기.

식물인간 같은 아빠의 미래를 보여달라고 하지만 그 결과는 예상한 대로다.


이 세 아이들은 하나의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속된 말로 결손 가정인데 각자 엄마나 아빠가 없다.

그렇다고 이 아이들이 삐뚤어진 채 성장하는 것은 아니다.

각자 자신이 해야 할 일을 하거나 하고 싶은 일을 한다.

이 과정 속에 그들의 고민과 걱정과 현실이 적절하게 녹아 있다.

거짓말과 비밀, 슬픔 등이 뒤섞이면서 그들의 일상을 그대로 보여준다.

이 일상 속에서 성장하는 그들의 모습이 보이고, 작은 연대의 빛을 보았다.

어떻게 보면 조금 밋밋한 것 같지만 감정의 포착이나 묘사 등이 눈길을 끈다.

여백으로 남겨 둔 그곳에서는 상상력이 자라고, 그들의 앞날에 좋은 일만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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