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처음 만나는 불가리아 작가다.
2023년 인터내셔널 부커상을 수상했다.
그 수상작이 <타임 셸터>인데 아직 읽지 않았다.
불가리아 작가의 작품 중 읽은 것이 있는지 생각하지만 쉽게 떠오르지 않는다.
솔직히 말해 쉽게 빠르게 읽히는 소설이 아니다.
하지만 계속 읽게 하고, 다양한 형식 실험이 눈길을 끈다.
알베르 망구엘이 “완벽하게 독창적이라는 인상을 주는 소설”이란 말에 어느 정도 공감한다.
기존의 실험적인 소설보다 한 발 더 나간 느낌이다.
그만큼 머릿속은 복잡하고,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프롤로그를 읽으면서 가장 먼저 ‘나’의 존재에 의문이 생긴다.
다른 시간대, 다른 존재, 아직 태어나지 않은 태아 상태 등이 나온다.
그리고 미노타우로스 신화 속으로 들어가 신화를 재해석한다.
아테네의 영웅 테세우스에 의해 살해된 반인반우의 괴물.
미로 속에 유배된 존재, 원치 않은 삶, 영웅의 희생물.
이 미노타우로스는 소설 끝까지 다른 이야기와 엮이면서 등장한다.
인간의 목소리를 내기도 하고, 소의 울음 소리를 내면서.
태어나서 어머니와 떨어져 살아야 했던 미노타우로스의 삶.
이 유기의 기억과 소년 게오르기가 듣게 되는 할아버지의 기억은 교차한다.
이야기는 직선적으로 나아가지 않고 다양한 방식으로 표출된다.
기록을 모으기도 하고, 추억을 더듬기도 한다.
현실과 상상이 교차하는 것 같은 장면들이 나오면서 더욱 복잡해진다.
자신이 잠시 머물렀던 집에 가서, 마을에 가서 있었던 일들이 대표적이다.
어린 시절 상황을 그대로 재현한 마을을 보면서 착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것은 가우스틴이 등장하는 부분에 오면 더 혼란스럽다.
말도 안 되는 발상, 하지만 어떻게 보면 기발한 아이디어.
나중에 안 것이지만 <타임 셸터>에 가우스탄이 등장한다고 한다.
괜히 이 소설이 궁금해지는 것은 나만이 아닐 것이다.
읽다가 가장 인상적인 것은 이야기는 파는 사람의 이야기다.
집에 있는 자식들을 위해 임신한 몸을 숨긴 채 외국으로 넘어간 엄마.
자신의 아이를 팔고, 집에 있는 아이들을 위한다고 생각하고 있던 그녀.
하지만 그녀가 이 사실을 이야기하면서 자신의 현실과 슬픔을 자각한다.
이 얼마나 아이러니한 상황인가? 이야기를 해야 그 사실을 제대로 받아들이다니.
작가는 자신의 공감이 “슬픔을 통해 열릴 때가 더 많다.”라고 말한다.
이것이 그가 수년 동안 슬픔의 물리학을 탐구 주제로 삼았던 이유다.
그리고 슬픔이 “그것이 담기는 그릇이나 차지하는 공간의 형태와 부피를 따른다.”고 말한다.
이 문장을 읽으면서 이것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나? 계속 생각한다.
언제 다시 책을 뒤적이면서 이 책의 내용을 다시 정리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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