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네이버 책과 콩나무 카페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제목이 한 번 생각에 잠기게 한다.
태어난 순간을 기억하는 사람이 있을까? 하고.
그리고 ‘AI와의 공동창작 프로젝트’란 문구가 시선을 끈다.
이미 우리 주변에 챗GPT나 재미나이를 이용한 작업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학생들의 리포트가 AI를 통해 작성된다는 뉴스가 적지 않게 나온다.
알파고가 이세돌을 이긴 이후 정말 빠른 발전을 보여주고 있다.
이번 미국의 이란 공격에서도 AI가 큰 역할을 했다고 한다.
그런 것과 비교해 시인과 AI가 시를 공동 창작한다는 것은 조금 낭만적으로 다가온다.
하지만 좀더 깊게 생각하면 가장 인간적이고, 창작적인 영역에 대한 도전이다.
주인공 메리언 파머는 퓰리처상을 수상한 시인이다.
시인으로 명성이 대단하다고 해도 삶은 결코 그렇게 풍족하지 않다.
외아들이 연인과 집 한 채를 사지 못해 고민하는데 그것을 도와줄 돈도 없다.
이때 글로벌 IT기업에서 특별한 제안이 담긴 편지가 도착한다.
자신들의 AI와 일주일 동안 시를 공동 창작해달라는 요청이다.
단 일주일, 6만5천 달러라는 고액, 외아들의 집 구입 등이 엮인다.
이 제안을 받고 뉴욕에서 샌프란시스코의 그 회사에 간다.
그리고 샬럿이라고 불리는 AI를 만나고, 인사를 나눈다.
이 일이 아직 그녀에게는 낯설고 어색하다.
휴대폰조차 없는 시인 메리언 파머.
그렇다고 컴퓨터조차 다루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메리언이 시를 적으면 샬럿이 빠르게 그 다음 시를 쓴다.
시인의 창작 속도보다 훨씬 빠른 샬럿의 시 창작 속도.
세상을 시들을 학습한 AI는 그 시인의 분위기를 닮은 시어를 쏟아낸다.
어느 순간 샬럿의 단어들이 창작이 아니라 학습의 결과란 생각을 한다.
이 부분을 보면서 과연 우리의 창작과 AI의 창작과 어떤 차이가 있을까 생각하게 된다.
이 작업에 회의감을 느끼는 메리언, 하지만 돈은 이 작업을 계속하게 한다.
현실의 무게는 그녀가 살아온 시간과 엮이면서 그 무게를 더한다.
시인과 AI의 협업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상황이나 문제보다 시인의 삶에 더 무게를 둔다
목차에 나오는 나이들은 파머가 그 나이 때 겪은 일들을 보여준다.
뛰어난 시집을 발표하고, 퓰리처상을 받았지만 삶은 결코 평탄하지 않다.
자신의 엄마에 집착하고, 인간관계에 서툴렀던 그녀.
사랑하는 남자의 아이를 가졌지만 엄마의 역할은 제대로 하지 못한 그녀.
성공의 이면에 있던 그녀의 불안정하고 복잡한 감정들.
이것이 현재 이 공동창작에서도 그대로 드러난다.
한 번도 다른 시인과 공동작업을 한 적 없기에 어쩌면 더 그런 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샬럿과 대화를 나누고, 시를 주고받으면서 조금 나아진다.
사실 처음에는 AI와 시를 공동 창작하는 과정이 궁금했다.
어떤 단어가 서로 연결되고, 다음 문단으로 넘어가는지 알고 싶었다.
하지만 작가는 이런 시 창작이나 AI의 성장 대신 시인의 삶을 선택했다.
시 창작 인공지능과 함께 시를 창작하는 것에 대한 반감.
너무나도 빠른 반응과 엄청난 숫자의 시 창작.
그리고 삭막한 순간에 곁에서 자신을 태우고 다니는 운전수 로다.
로다와 나누는 대화와 작은 실수와 후회의 감정은 우리의 모습이다.
여기에 전혀 예상하지 못한 소소한 재미를 마지막에 넣었다.
시인으로 성공한 노 시인의 삶과 AI 샬럿의 작업은 순간순간 생각거리를 던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