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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인이 오다가다
  • 미필적 고의
  • 기윤슬
  • 15,120원 (10%840)
  • 2025-09-18
  • : 255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교보문고 스토리대상 우수상 수상작가다.

이 수상 이력 때문에 읽은 적이 있다고 생각했다.

검색해보니 이 책 제외 장편이 한 권 있을 뿐이다.

이상해서 인터넷 검색을 하다 보니 이때 대상 수상자가 조예은이 눈에 들어온다.

대상 작품 이름은 <찬의 전이>, 맞다. 개정판 제목 <시프트>다.

기윤슬 작가가 우수상을 받은 소설은 <기억상실 추리소설가>다.

많은 스토리대상 우수상 작가들이 나중에 책을 낸 것을 생각하면 기대된다.

이 기대는 바로 이 소설의 가독성과 속고 속이는 관계들 때문이다.

어떻게 보면 굉장히 작위적인 모습이지만 보는 시각에 따라 달라질 수도 있다.


미필적 고의는 범죄 결과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음을 알면서도 그 행위를 행하는 심리 상태다.

사전적 정의인데 통행인을 칠 수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골목길을 차로 질주하는 행위 등이 있다.

악의가 있다기 보다 조심하지 않거나 결과발생을 용인하는 내심의 의사가 있는 것 등이다.

주인공 현주는 유미가 간 호프집에서 불이 날 수도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불이 나길 바란 것은 아니고, 당시 집에서 달아나고자 하는 바람이 더 컸다.

이런 상황을 보면서 이것이 미필적 고의가 될 수 있는지 법리적의 의문이 있다.

이것이 문제라면 그 호프집이 불법으로 인허가를 낸 것을 안 사람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왠지 현주를 변호하는 느낌인데 어느 정도 맞다.

자신이 똑똑하고 잘 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 한순간에 무너졌기 때문이다.

이 연쇄적인 추락 과정이 작위적인 느낌을 주었다.


현주는 학교 성적이 좋아 스카이는 무난히 갈 것 같은 학생이었다.

그녀의 엄마는 신분상승을 꿈꾸지만 늘 남자들의 배신을 경험했다.

그러다 데리고 들어온 남자는 무기력하지만 착한 듯한 남자 이경섭이다.

그 남자는 딸 유미와 함께 두 사람만의 집에 들어온다.

새아버지라고 부르지는 않지만 이 상황이 짜증나고 싫다.

여동생을 자처하는 유미는 관심과 애정을 갈구하는 듯한 모습이다.

유미는 이쁜 현주를 좋아하고, 함께하고 싶지만 유미는 멀리한다.

현주를 동경해 같은 여고를 신청한다고 했을 때 격렬하게 반대한다.

하지만 유미를 포르쉐에 태워 주신다는 교회 집사님의 존재가 생각을 바꾸게 한다.

물론 같이 타고 가지만 유미가 먼저 내리고 학교에서 아는 척하지 않는 조건이었다.


고대를 졸업하고 좋은 기업에 들어가 성공적인 경력을 쌓고 있다.

이때 만난 변호사 석현은 자신이 꿈꾸던 것을 이루어줄 수 있는 멋진 남자다.

그의 대시와 현주의 욕망이 엮여 둘은 연인이 된다.

석현이 프로포즈 카톡을 보낸 그날 온 한 통의 메시지.

5년 전 죄책감에 게시판에 올린 글의 댓글과 닮아 있다.

가장 행복한 순간에 나타난 최악의 과거 상황.

쉽게 생각하면 유미의 죽음을 바라고, 기도한 것 같은 협박의 메시지.

작가는 교묘하게 상상의 방향을 정하고, 유도하지만 현실은 다르다.

그리고 밝혀지는 스토커의 정체와 설마 했던 상황의 연출.


고등학교 시절 자신이 무시했던 사람의 반응에 대한 착각.

갑작스럽게 사라진 엄마의 행방과 실종 신고.

어른들의 거짓말에 쉽게 속는 고등학생의 전형적인 모습과 실수.

자신의 미모 때문에 항상 주변에 머무는 종욱 선배와 그를 이용하는 현주.

그녀의 삶을 뒤흔든 메시지 하나가 이때까지 그녀가 쌓아 올린 성을 무너트린다.

이 과정 속에 그녀가 사람들을 어떤 식으로 보고, 판단하고, 행동하는 지도 나온다.

결코 좋다고 말할 수 없는 그녀의 행동과 생각.

이것들은 읽는 내내 그녀의 편이 되는 것을 막아준다.

세상이 홀로 사는 것이 아니라 함께 사는 것이란 사실을 망각한 그녀이기 때문이다.

작가가 보여준 마지막 두 갈래의 결말은 독자마다 선택이 다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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