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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인이 오다가다
  • 독쑤기미
  • 네드 보먼
  • 16,200원 (10%900)
  • 2025-08-28
  • : 1,210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처음 만났고, 소설도 처음 번역된 작가다.

책 제목과 표지를 대충 봤을 때는 소설이란 생각을 하지 못했다.

물고기 한 마리와 멸종을 사고 판다는 말에 환경 관련 인문학 정도로 생각했다.

하지만 좀더 보니 출판사와 장편소설이란 글이 보였다.

아서 C. 클라크 상을 수상했다니 더 관심이 갔다.

그리고 기후 위기로 완전히 변한 근 미래의 지구를 만났다.

멸종과 이것을 거래하는 경제 행위를 엮은 이야기 속에서.

이것은 다시 현실 속 탄소 배출권 문제와 엮어 사고의 범위를 확장한다.

독자가 아는 만큼 소설 속에서 더 많은 것들을 발견하고 재미를 누릴 수 있다.


멸종과 멸종 크레딧. 멸종된 종에 대한 데이터 보관.

이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멸종이 아닌 멸종 크레딧이다.

하나의 생물종을 멸종시키기 위해 반드시 제출해야하는 혀가증 같은 것이다.

이 크레딧은 국가와 기업에 할당된 수량 안에 있고, 거래가 가능한다.

거래 가능한 크레딧은 시세가 존재하고, 시세 차이를 노리는 개인 혹은 단체가 있다.

주인공 중 한 명인 핼야드는 회사 돈을 이용해 멸종 크레딧 공매도로 돈을 벌려고 한다.

그런데 그의 회사가 독쑤기미의 마지막 서식지를 해저 채굴하면서 문제가 생긴다.

독쑤기미가 지능이 있다면 문제가 심각해진다.

그래서 독쑤기미를 조사하는 카린을 억류하고, 평가서를 바꾸어 달라고 요청한다.

당연히 카린은 반대하지만 다른 곳에서 독쑤기미를 먹는 영상을 발견한다.

이제 이 둘은 새롭게 발견된 독쑤기미의 서직지를 확인하기 위해 움직인다.


이 디스토피아 세계는 기후 위기로 사람들이 음식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없다.

식재료가 되는 것들이 모두 망가지면서 맛을 낼 수 없게 된 것이다.

핼야드는 젊은 시절 일본 장인이 만든 스시의 맛을 본 적이 있다.

이 기억은 형편없는 음식에 대한 그의 심한 거부 반응으로 이어진다.

물론 부자라면 이전처럼 그런 음식을 맛볼 수 있다. 다만 가격이 너무 비쌀 뿐이다.

그가 불법을 저지르게 된 데는 이런 경험들이 큰 영향을 미쳤다.

반면에 카린은 여러 직업을 거친 후 현재 생물종 지능 감별사가 되었다.

이번 독쑤기미 조사는 그녀가 바라는 바를 실천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었다.

하지만 해저 채굴로 서식지가 사라지면서 그 희망은 사라졌다.


이 둘이 함께 움직이면서 서로 다른 희망을 품을 때 사건 하나가 터진다.

멸종된 생물종을 스캔한 데이터 보관소의 데이터가 삭제된 것이다.

누가 이런 일을 했는지 알 수 없지만 이 때문에 멸종 크레딧의 가격이 폭등한다.

이제 핼야드에게 단순히 독쑤기미만의 문제가 아니다.

둘은 자연보호구역 같은 곳으로 가서 독쑤기미의 생존 여부를 확인하지만 그럴 수 있는 상태가 아니다.

산업의 이면에 숨겨져 있던 비리와 현실이 모든 예상을 뛰어넘는다.

이때 핼야드가 발견한 영상은 그 희상을 다시 되살려준다.

은둔왕국에서 일하러 온 뒤 곰팡이 균 때문에 수송소에 갇힌 한 소녀가 올린 영상이다.

독쑤기미 전문가가 볼 때 그것은 분명한 독쑤기미다.

이제 그들은 새로운 목적지로 향해 움직이고, 이것은 다시 반복된다.


독쑤기미의 서식지에 대한 기대, 멸종 크레딧이 의미하는 바가 엮여 있다.

이 둘이 독쑤기미를 찾아가는 과정은 디스토피아의 현실을 보여주는 역할을 한다.

은둔왕국의 정체가 밝혀질 때 영국의 EU 탈퇴가 떠올랐다.

고립과 통제로 가득하고, 경제는 점점 낙후된 나라가 은둔왕국이다.

안면인식 기술은 축산업도 인공지능 관리가 가능하게 한다.

하지만 세균 감영병 캡차의 존재는 이 기술을 무력화시킨다.

인간의 기술 개발과 자연의 반격이 서로 엇갈리면서 앞으로 나아간다.

한 생물종의 소멸이 단순히 한 생멸종의 소멸이 아니라고 말할 때 우린 사실의 일부를 깨닫는다.

멸종 크레딧이 어떤 의미인지 알려줄 때, 멸종된 생물종 데이터가 사라졌을 때 현실의 문제가 드러난다.

그리고 이 사건의 이면에 숨겨진 거대한 음모와 예상하지 못한 반전은 생각할 거리를 제공한다.

가볍고 빠르게 읽히는 책은 아니지만 현실과 근 미래에 대한 블랙 코미디가 재밌고 인상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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