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 이 책을 쓴 사람은 스즈키 도시오가 아니다.
지브리에서 일한 적이 있는 후지쓰 료타와 지브리의 노나카 신스케다.
하지만 스즈키 도시오가 아니면 이 책을 엮은 것이 불가능했을 것이다.
스즈키 도시오는 스튜디오 지브리의 대표이사 프로듀스다.
이 책에 나오는 스물네 편의 지브리 애니메이션 제작에 직, 간접적으로 참여했다.
덕분에 우리는 이 스물네 편의 애니메이션 제작 과장을 책 한 권으로 알 수 있게 되었다.
내가 이 책을 선택한 것도 이전에 재밌게 본 애니메이션과 보려고 하는 애니메이션 때문이다.
어느 순간 지브리 영화와 멀어지게 되었는데 이 책이 이전의 열정을 되살려주었다.
물론 지금도 애니 채널에서 가끔 방영하는 지브리의 영화는 아이와 함께 본다.
이전에 몰랐던 부분을, 재미를 새롭게 발견하는 재미와 더불어 말이다.
지브리 애니메이션 제작의 역사를 한 권으로 압축해 놓았다.
연대순으로 작성해서 시간순으로 제작된 작품들을 한눈에 볼 수 있다.
일본 문화 수입이 금지되었던 시절 몰래 비디오로 녹화해서 본 영화들도 보인다.
자막이 없어 영상만 봤던 것 같은데 이때 비디오 테이프를 버린 것 같다.
첫번째 수입영화 <이웃집 토토로>의 경우 극장에서 다시 한번 더 봤다.
이후 TV에서 가끔 다시 봤는데 그 유명한 노래가 나오면 괜히 울컥한다.
내가 마지막으로 영화관에서 지브리의 영화를 본 것은 <하울의 움직이는 성>이다.
엄청 기대하고 봤지만 기대한만큼의 재미는 아니었던 것 같았다.
이 영화를 다시 집에서 보니 그때 놓친 재미들이, 각 장면에서 살아 움직였다.
올해가 가기 전 몇 편 정도는 찾아서 천천히 다시 볼 생각이다.
각 장마다 한 편의 애니메이션 제작과정이 세세하게 나온다.
기획부터 시작해 제작과 홍보, 흥행 성적까지 모두 담고 있다.
지브리 영화 흥행의 최고봉은 역시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이다.
이 애니의 흥행 성적이 다른 애니 <극장판 귀멸의 칼날>에 의해 깨어졌다는 소식을 들었다.
하지만 나를 비롯한 지브리 팬들에게는 최신 흥행작보다 지브리의 영화가 더 여운이 강하다.
기발하고 현란한 액션이 가미된 최근 영화를 보면 순간적으로 혹하지만 여운은 약하다.
물론 여운이 약한 이유 중 하나가 그 원작 만화를 잘 모르기 때문이기도 하다.
지브리 영화들도 원작이 있는 경우가 많지만 많은 각색이 들어가 있다.
원작에 대한 간단한 소개가 덧붙여져 있는데 이것도 책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진다.
대표적인 소설이 <하울의 움직이는 성>이다.
지금도 미야자키 하야오는 일주일에 몇 권의 아동도서를 읽고 있다고 한다.
이 독서를 통해 지브리 영화의 작품 선정과 스토리 라인 등이 결정된다.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이 과거보다 현재와 미래에 집중한다는 이야기는 인상적이다.
자신이 태어난 곳을 헷갈려 하는 것이나 스즈키와 대화에 과거 회상이 거의 없다는 부분도 마찬가지다.
사실 지브리 팬들이라면 누구나 아는 사실이지만 미야자키 하야오의 TV판도 상당히 많다.
<바람 계곡의 나우시카> 이전에 만들어진 수많은 작품들은 오래되었지만 아직도 기억난다.
특히 한때 나의 최애 작품이었던 <미래소년 코난>은 얼마나 재미었던가.
그때의 영상과 액션이 지브리 영화에 일부 재현될 때 잠시 추억에 잠긴다.
스튜디오 지브리는 두 거장의 영향이 너무나도 거대하다.
두 거장은 미야자키 하야오와 이제는 고인이 된 타카하타 이사오다.
특히 지브리를 생각하면 자동적으로 미야자키 하야오가 떠오른다.
이 문제가 지브리를 니혼 TV의 그룹 속으로 들어가게 했다고 한다.
미야자키 하야오의 아들 고로가 <게드전기 : 어스시의 전설>을 감독했었다.
너무나도 유명한 원작이고, 원작자 르 귄이 직접 지브리에 제작을 의뢰했다고 한다.
그녀가 바란 감독은 하야오였지만 스즈키가 고로를 선택해서 작업하게 했다.
책 속에 나오는 간결한 이야기 이면의 이야기는 온라인 검색으로 확인 가능하다.
그리고 그 이후로 영화는 계속 만들어졌고, 이 책은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 상영중에 나왔다.
이 영화의 흥행성적을 보면 역시 미야자키 하야오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가 받은 상과 만들 작품들이 어떻게 세계인의 마음 속에 파고들었는지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