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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인이 오다가다
  • 보건교사 안은영
  • 정세랑
  • 11,700원 (10%650)
  • 2015-12-07
  • : 10,586

오늘의 젊은 작가 9권이다.

사 놓고 묵혀둔 지 아주 오래된 책이다.

넷플릭스에서 이 소설을 원작으로 드라마가 나왔다는 것을 본 지도 몇 년이 지났다.

점점 이런 책들이 쌓여가기에 한 권씩 시간이 되면 읽고 있다.

판타지라는 것을 알고는 있지만 이런 식의 판타지란 것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드라마로 제작되기 전에 작가 이름 보고 구입한 책이기 때문이다.

물론 드라마도 아직 보지 않았다. 언젠가 볼 기회가 되지 않을까?

소설을 읽으면서 왜 드라마로 만들어졌는지 알게 되었다.

매력적인 캐릭터들과 판타지의 멋진 조화가 잘 어우러져 있다.


안은영은 어릴 때부터 귀신을 보는 능력을 가지고 있었다.

보통 이런 능력은 축복이기보다는 저주일 가능성이 높다.

남들이 보지 못하는 것을 보기에 다른 사람들 시선에 이상한 사람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실제 안은영이 자신의 무기를 들고 퇴마하는 장면은 미친년의 칼춤과 닮아 있다.

무당의 굿판처럼 화려한 설정도 없이 홀로 플라스틱 칼과 비비탄 총으로 귀신들을 없애기 때문이다.

자신의 능력을 자각하고 의무를 다하는 과정을 이 소설은 다룬다.

여기에 재밌는 파트너가 한 명 등장하는데 바로 홍인표다.

사립 M고의 한문교사이자 학교 설립자의 후손인 홍인표는 거대한 에너지를 가지고 있다.

이 에너지는 안은영의 힘을 증폭시켜준다.


연작 단편소설인데 아주 긴 시간을 풀어낸다.

단순히 안은영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가지 않고 다양한 사람들이 화자로 나선다.

M고란 공간을 배경으로 기이하고 괴이한 사건들을 하나씩 다룬다.

분량도 제각각이고, 시간의 순서도 시간의 흐름 순이 아니다.

안은영만 특별한 인물이 아니라는 사실을 다른 사건으로 알려준다.

하지만 선한 마음으로 이 사건들을 해결하는 인물은 안은영이 가장 돋보인다.

위기에 빠진 학교와 학생을 구하기 위해 그녀는 맨발로 스타킹이 찢어지도록 뛴다.

자신의 에너지가 바닥났을 때를 대비해 홍인표를 보조배터리처럼 사용한다.

그의 힘을 알고, 그 힘을 훔치려는 악당도 있을 정도다.


책을 읽다 보면 그 시절의 이슈가 나오기도 한다.

대표적인 것이 역사 교과서 문제인데 판타지스럽게 해결한다.

빠른 시간의 흐름은 학생 때 연인이 된 남녀 동창이 몇 년이 지난 후 깨진 채 나타난다.

이런 전개들은 흔한 낭만성을 깨부수고 좀 더 현실적으로 이야기를 풀어낸다.

안은영의 추억 이야기는 마지막 장면에 살짝 눈시울을 붉히게 했다.

어린 아이 귀신으로 평생을 살아가는 아이와 성장하고 늙어가는 안은영의 대비는 또 어떤가.

많지 않은 분량이라 가볍고 빠르게 읽을 수 있다.

이 멋진 캐릭터를 그냥 묵혀둔다는 것이 너무 아쉽다.

아직 2권에 대한 소식이 없는 것을 보면 작가의 이야기가 아직 덜 여문 모양이다.

오히려 설자은 시리즈 2권이 먼저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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