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서재

스위리님의 서재
  • 그림책은 알고 있지
  • 최은영
  • 13,500원 (10%750)
  • 2021-08-30
  • : 694
책을 읽는다는 것은 무엇일까.
무엇을 위해 책을 읽는 것일까.

<그림책을 알고 있지>를 읽으며 가만가만 생각에 잠긴다.
분명 더 나은 내가 되고 싶어 책을 읽기 시작한 것 같은데,
어느새 머리만 키우고 있는 독서가 되어 남을 재단하는 잣대가 되어있지는 않나? 시소의 양 끄트머리에 앉은 앎과 삶은 균형을 이루고 있는 것일까? 등등의 생각이었다.

세라의 마음으로 처음으로 나 아닌 다른 사람에게 마음을 다해 무언가를 내밀어보고, 행운을 만나려 하기보다 만들며 살아가는 앤의
‘괜찮다 이해한다’는 목소리로 긍정의 아이콘이 되었으며,
빛을 번쩍 뿜어내는 아름다운 욕망을 품을 수 있음을 하이디로부터 배우고, 이해심과 꾸밈없는 명랑함, 끝없는 낙관과 강단을 지닌 무적의 캔디를 스승으로 모시고, 강자에게 강하고 약자에게 약한 삐삐를 옆집 언니 삼아 저자는 험난한 인생숲의 탐험을 떠난다.

아이는 부모의 거울이라는 말이 가시가 되어 찔러댔다.
아이에게 나의 부족한 점이 투영되어 보일 때면 더 크게 꾸짖고 힘주어 가르치고 야단쳤다.

“떠오르는 그 기억이 바로 지금의 은영씨예요.”(p.14)

나에겐 어떤 시절이 있었는지 그 기억이 사실인지
자기연민에서 비롯된 오해인지 제대로 알고 싶은 마음에
저자가 이끄는 숲으로 나도 들어가 본다. 조금 두렵지만.


“안개가 걷히고 나니 두려움이 가라앉는다.
무엇 때문에 내가 화를 내고 슬퍼하고 괴로워하는지 한 번에 알아낼 수는 없지만 괴물의 존재를 눈치챈 것만으로도 내가 할 일이 분명해졌다.
나의 괴물을 알아보고 그의 괴물을 이해하는 것, 온갖 괴물 같은 심성과 습성이 한두 번의 노력으로 사라질 거라 조바심 내지 않는 것, 칼자루를 쥐어 주며 도움을 청하더라도 막판 재 뿌리기는 내 몫임을 아는 것, 괴물의 창고에서 가져온 보물을 남편과 나눠 갖는 것, 아직 괴물을 퇴치하지 못한 가난한 이웃들에게 우리의 비법을 알리는 것,이 모든 것을 천천히 조금씩 해낼 수 있으리라 믿는 것! 할 것이 아주 많다.”
(p.136)

저자 개인사의 이야기 같지만,나를 알아야 비로소 남이 보인다고 했던가? 저자는 어떤 문을 통과해야 자신을 만날 수 있었는지
오랜 시간이 걸려 풀 수 있었던 비밀을 알려주고자
자신이 긴 어둠 속을 통과할 때 들고 온 등불을 건네주며
"이걸 들고 가세요”라고 나를 격려하는 것 같다.

동화와 그림책에서 배우고 깨달은 것을 나누고 실천하며 꿈꾸는 저자의 삶은 머리로 읽은 책을 가슴으로 끌어내리고 몸을 움직이도록 만드는 것이 독서라는 것을 깨닫도록 해주었고, <그림책은 알고 있지>를 통해 회피하지 않고 진지한 태도로 나와 너의 탐험을 떠날 용기가 생겼다.

  • 댓글쓰기
  • 좋아요
  • 공유하기
  • 찜하기
로그인 l PC버전 l 전체 메뉴 l 나의 서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