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링크의 흐르는불

 생각없이 쓰는 일기도 오랜만에 쓰려고 하면 한참을 아무것도 못 쓰고 앉아있다. 하나 쓰면 어떻게든 다음은 생각나겠지 하고 아무 문장을 하나 써놓고, 다음에 또 아무 생각이 안 나서 멍하니 앉아있다. 


 목요일에 월차를 내고 선생님 두 분을 만나고 왔다. 당일에 지하철에서, 버스에서 생각이 많아 꼭 돌아가서 내용 정리를 하고 일기도 쓰고 마무리를 하고 자야지 생각했는데. 수요일에 감기가 딱 시작해서, 하루종일 비를 맞고 끼니도 거르고 돌아다녔더니 집에 오니 탈진이었다. 간만에 탈진이야. 스스로 알 수 있는 탈진. 평소에 사람들이 이렇게 힘들게 퇴근길을 지나 집으로 오는 거구나 이해했다. 


 1시에 투자 선생님과 1시간정도 상담을 받았다. 앞으로 포트폴리오를 어떻게 가져가야할지, 실거주 이사는 어떻게 계획할지, 투자공부 방향을 어떻게 수정해야할지에 대한 고민을 가져갔다. 상담은 기대처럼 늘 명쾌하게. 포트폴리오는 생각대로. 구체적 포인트는 잡아주신대로 때가 되면 실행할 것. 실거주 이사도 생각대로. 투자공부 방향은 수정해서 더 조금씩 천천히 하라는 답. 상담을 신청하고 준비할 때부터, 끝나고 나와서까지 시간이 이렇게나 흘렀구나 새삼스러웠다. 


20년부터면 오래됐네요.

시간은 흘렀는데 자꾸 아파서 실제로 공부에 쓴 시간은 많이 못 넣었어요.

힘들었겠다. 이제부터는 기술을 더 익힌다고 공부가 아니에요. 보유하면서 실력이 더 늘 거에요.


 잡아주신 방향대로 끌어가는 일은 간단하다. 그렇게 당연하게, 아무렇지 않게, 시간이 흐르면서 내 그릇이 더 커져있을 것. 을 잘 알고 있다. 바로 지하철로 이동하는데 2호선 안에서 눈물이 계속 났다. 처음에 똑 똑 떨어질때는 손으로 닦다가 나중에는 포기. 힘들었겠다 는 말을 들었을 때 아무렇지 않았고 괜찮아서 웃으며 함께 얘기했는데. 인생 방향을 틀었던 4년 전부터 평일 오후 서울 지하철에 앉아있던 그때까지를 돌아보는데 눈물바다. 시간이 빠듯해서 내려서 닦을 틈도 없이 환승할때 얼른 화장실에 들러서 콧물을 팽 풀었다. 돌아와서 주말에 언니랑 다시 얘기해보는데 차이점을 알게 됐다. 내가 그때 나를 떠올리며 참 힘들었겠다 해줄 때 눈물이 아직도 왈칵왈칵 난다. 아직도. 그래도 그래서 이렇게나 잘 컸지.


 더풀카드처럼. 아직 월드카드까지 여정을 다 끝내지 못했지만. 타로카드로 지난 4년을 복기하는 글을 써보면 재밌겠다 생각하면서. 신나가지고.


 환승할 때는 바빠서 괜찮다가 버스에 타서 다시 또 눈물바람. 다행히 다음 상담 직전에 진정이 됐다. 4시에는 타로 선생님과 1시간 반정도 상담을 받았다. 타로 상담을 받으면서 상담 코칭과 강의를 같이 해주시는 시간. 덤블도어의 펜시브처럼 카드 3장에서 줄줄이 선생님이 풀어내시는 스토리는 정말 놀라웠다. 투자 선생님은 어떤 방식인지 익숙해서 알아서 오는 대단함, 타로 선생님은 낯설어서 오는 대단함. 초보자답게 당연하게도 키워드 중심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상태가 뼈저리게 인지가 됐고, 카드 한 장 한 장에 대한 더 깊은 이해가 필요하다고 느꼈다. 지인 이벤트용이나 일정 조정을 위한 수준의 셀프타로에서는 별 문제는 없지만. 선생님 상담 스타일이 나랑 잘 맞고 좋았던 건 같이 해주신 실제적인 조언들. 갑자기 확언을 시켜주셔서 빵 터져버리고 말았다. 마지막까지 오늘 타로 상담에서 딱 하나만 기억하라며. 나는! 이효리다! ㅋㅋㅋ 이효리 공부 좀 해보겠습니다 하며 집으로. 


 투자시간 줄여서 건강 챙기며 오래 하라는 뜻이셨는데. 시간 세이브 돼서 타로책을 잔뜩 시켰다.


 참, 투자 선생님 만나러 가기 전 재미로 앞으로 3개월 운세를 봐드리려고 미리 카드를 뽑아보고 갔었다. 오랫동안 원했던 곳으로 이사를 하실 거라는 기쁜 소식. 전해드리려 했는데 상담 끝에 최근 이사를 하셨다고 먼저 얘기하셔서 너무 아쉬웠다. 그래도 전해드리니 너무 재밌어하셔서 즐겁고, 맞아서 기뻤다. 그러고보니 타로선생님께 가서 물어봤다. 지인들 운을 제가 리모컨으로 혼자 뽑아보는 게 잘 맞더라고요. 그런데 오늘 테스트해보니 얼굴, 이름 정도 아는 사람도 작동이 되더라고요. 이게 진짜 작동이 되는 게 맞아요? 하니 맞다고! 헉했다. 어떻게 그럴 수가 있지? 이해는 안 되지만 몇번이나 반복해서 작동하는 걸 확인하니 믿을 수밖에 없다. 그런데 얼굴을 몰라도 작동한다고! 아무래도 이상한데 그렇다고 한다. 아직 내 카드로 확인은 못 해봤는데. 해보고 싶다. 혼자 뽑아본지 200회가 되어가면서 확인해볼 것도 거의 확인해봤고 더이상 크게 늘지 않는 타이밍이었는데 다시 열정이 활활.


 이번 주 조언 카드는 RELAX. 충분히 여유를 가져도 괜찮습니다. 천천히 해도 늦지 않아요.

 습습후후. 릴랙스. 

 내 조언카드는 늘 롤러코스터다. 올인하세요-휴식을 취하세요 무한루프. 이번 주는 다시 한김 쉬어야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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