톱클래스 7월호의 스페셜 이슈는 '아웃사이더'다. 아웃사이더는 빌런일까? 영웅일까? 톱클래스는 '아웃사이더'를 자신만의 철학과 방식으로 우리 사회에 크고 작은 변화를 일으킨 인물이라 정의한다.
일곱 개 키워드로 읽는 아웃사이더
- 창의적인 괴짜
- 자발적 외톨이
- 예민한 선도자
- 통념을 거스르는 자
- 원심력의 사고력
- 좁은 문으로 가는 자
- 비정상이라는 정상
<괴짜에게 보내는 갈채, 이광형 카이스트 총장>
이광형 카이스트 총장에겐 여러 별명이 따라 다닌다. 괴짜 총장, 거위 아빠, 미소 아빠, 카이스트의 히딩크. 그는 한국 1세대 벤처 창업가들을 배출해 '벤처 대부'로도 불린다. 카이스트에 615억원의 기부금을 유치했으며, 국내 첫 미래학 연구기관인 문술미래전략대학원 설립을 주도했다. SBS 드라마 <카이스트>에 등장하는 괴짜 교수의 실제 모델이며,<우리는 모두 각자의 별에서 빛난다>를 쓴 저자이기도 하다.
이광형 총장은 50년 넘게 아웃사이더로 살았다. 늘 아웃사이더로 지낸 그가 주목받은 건 역설적이게도 아웃사이더의 삶 덕분이라고 한다.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미존' 수업을 개설해 '아무도 풀 수 없는 문제를 내라' 하고 '내 컴퓨터를 해킹하라'는 특명으로 캠퍼스를 뒤집어 놓은 인물이기도 하다. 삭막한 캠퍼스에 시장에서 사온 거위를 몰래 풀어놓고 시치미를 떼는가 하면,이상해 보이는 연구에 빠져 제적 위기에 놓인 학생들을 구제하려 노력하기도 했다. 틀과 고정관념, 정형화된 패턴에서 그는 벗어나려 했다.
2021년이 되고 총장 취임때도 그는 독특한 주문을 했다. "공부를 덜 하라, 그리고 실패하라." 그리고 들어선 것이 '카이스트 실패 연구소'다. 실패에서 배운 점이 있다면 성공으로 재해석 하는 곳이다. 덧붙여 '카이스트 크레이지데이'도 있다. 새롭고 이상한 아이디어를 낼수록 빛나는 날이 그것이다.
그는 괴짜에 대해 정의한다.
"흔히 괴짜를 남과 달라 튀는 사람,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하지만, 내가 생각하는 진짜 괴짜는 남들이 뭐라고 하든 내가 하고 싶은 것을 용기 있게 실행에 옮기는 사람이다. 안전이 보장된 인생이 아니라 내일 무슨 일이 펼쳐질지 기대되는 인생, 그래서 오늘 하루가 더없이 즐거운 인생, 설사 바닥을 치는 위험이 있더라도 꿈에 가까이 가는 삶이다."
<그가 걸어온, 이길보라>
이길보라는 작가겸 영화 감독으로 농인 부부 사이에서 태어났다. 학교를 떠나 길에서 세상을 배웠고 학교 밖 공동체에서 글쓰기와 여행,영상을 배웠다. 다큐멘터리 영화 세 편을 만들고 여섯 권의 책을 냈다.
이길보라는 한국에 코다의 세계를 알린 감독이다. '코다'란 듣지 못하는 농인 부모 사이에서 태어난 들을 수 있는 청인 자녀를 말한다. 그는 농인 부모의 시선으로 본 세상을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 <반짝이는 박수소리>를 제작했고 동명의 책을 발간했다. 이길보라 감독은 글을 쓰고 영화를 만들면서 정작 부끄러워해야 할 것은 다른 세상과 다양성을 존중하지 않는 태도이며 농인의 문화를 문화로 인정하지 않는 제도라는 것을 알게 됐다고 한다.
이길보라 감독은 스스로를 경계인과 두 세계 사이의 가교를 놓는 존재로 여기냐는 질문에 답했다.
"저는 경계인이면서 동시에 둘 사이에 가교를 넣는 존재라고 여깁니다. 언젠가 저의 작업을 되돌아보면서 통역 역할을 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했던 적이 있는데요.두 사회를 잇는 매개자로서 충분히 역할하면서 동시에 저만의 시각으로 글을 쓰고 영화를 만들고 있다고 봐요. 그건 이길보라가 코다여서 당연히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이길보라이기 때문에 할 수 있는 이야기라고 생각하고요. 자만해서 하는 말이 아니라 창작자, 예술가로서 저의 영역이 분명히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길보라 감독의 경계를 허무는 다큐멘터리 영화
1. <로드스쿨러>, 2008
2. <반짝이는 박수 소리>, 2014
3. <기억의 전쟁>, 2018
* <topclass>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