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서재

블리스님의 서재
  • 톱클래스 topclass 2022.5
  • 톱클래스 편집부
  • 9,500원 (5%290)
  • 2022-05-01
  • : 29

인터뷰 매거진 톱클래스 5월호의 주제는 '나무의 말'이다. 필진은 7개의 키워드로 나무의 의미를 짚어본다.

첫째, 유연함 : 흔들리면서도 꺾이지 않는다는 것

둘째, 공생 : 서로 다름이 어울려 사는 것

셋째, 나다움 : 오직 자신으로 살아간다는 것

넷째, 균형감 : 위로 자라는 만큼 옆으로도 몸집을 부풀리는 것

다섯째, 성숙 : 상처를 통해 단단해진다는 것

여섯째, 적정 거리 : 멀지도 가깝지도 않은 간격을 유지한다는 것

일곱째, 용기 :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다는 것



<피아니스트 임동혁>


임동혁은 퀸 엘리자베트, 쇼팽, 차이코프스키 등 세계 3대 콩쿠르를 석권한 피아니스트다. '피아노 여제' 마르타 아르헤리치의 추천으로 최연소 EMI에서 발표한 데뷔 음반으로 '황금디아파종상'을 수상했다. 


임동혁이 생각하는 "좋은" 음악은 무엇일까?


 "음악은 학문이다. 나는 물리, 화학, 수학, 천문학 같은 학문을 하는 학자다. 학자이면서 감정도 담아야 하고, 테크닉적으로 손가락도 잘 돌아가야 하기 때문에 좋은 음악가의 길이 어렵다. 세 가지 요소를 다 갖춰야 하기 때문이다. 어릴때는 감정과 테크닉만 있어도 가능하고 용서도 된다. 하지만 마흔 살이 돼서 똑같은 음악을 하면 안된다."


작곡가의 작품 세계를 자신만의 연주로 완성하는 연주자의 고뇌가 드러나는 답변이다. 그는 피아노를 연주할 때 과정 하나 하나의 퀄리티에 신경 쓰고 많은 고민을 한단다. 예전에는 감성이 강한 연주 위주로 했다면 지금은 이성이 더 들어간 연주를 지향한다. 


공부는 노력으로 채울 수 있지만 감성과 테크닉은 퇴화하지 않느냐는 인터뷰어의 물음에 "나이 들면서 퇴화하는 건 자연의 섭리다. 다만 10대 때처럼 테크닉이 화려한 라흐마니노프 곡이나 <라 캄파넬라>같은 곡을 겁 없이 칠 수 있는 시기는 지났다는 것이다. 감성이 퇴화하기 보다 정제된다. 훨씬 더 섬세한 음악을 할 수 있다."


임동혁 편은 음악가로서의 성장, 상처, 아픔이 그의 작품 세계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 들여다 볼 수 있다. 차 한잔을 마시며 그의 연주를 함께 들으며 읽어도 좋겠다. 특히 그가 "나에게 가장 잘 맞는 옷"이라고 언급한 슈베르트의 음악 또는 각자의 취향에 맞는 곡과 함께.


<소설가 은희경>


은희경은 등단 이후 27년 동안 15권의 책을 냈다. 그의 소설 작법은 밀란 쿤데라의 <소설의 기술>에 영향을 받았다. 책 내용 중 '작가에게 새롭지 않은 건 부도덕하다'는 의견에 공감하며, 재밌거나 세련되거나 다정한 표현 방식 외에 새로운 발견이 있어야 한다는 생각을 갖게 됐다고 한다. 그것을 발견해내는 과정에서 작가로서의 자의식, 개인적인 성취감이 생긴단다. 


여기에 더해 관습을 떠나 스스로 생각하는 것의 중요성을 역설한다. 


"자기 존재의 업그레이드를 위해 작가는 늘 공부해야한다. 이 세상이 어떻게 흘러가는지, 누구에 의해 조종되는지, 이런 일은 왜 일어나는지, 이런 생각을 끊임없이 해야한다. 무지라는 게 폭력이 될 수 있다. 무지는 지적인 능력의 부족이 아니라, 안 배우려고 하는 태도 같다. 내가 아는 게 다고, 이게 다 결론이 났다고 생각하는 게 무지다. 하지만 세상은 공부를 해야한다."


스스로의 갖는 자기다움과 무지가 무엇인지 등등 생각할 거리가 쏙쏙 드러나는 인터뷰다. 소설가, 작가, 은희경 관련 키워드에 관심이 간다면 읽어볼만하다. 




* <topclass>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 댓글쓰기
  • 좋아요
  • 공유하기
  • 찜하기
로그인 l PC버전 l 전체 메뉴 l 나의 서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