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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인택님의 서재
  • 존 파이퍼에게 설교를 묻다
  • 배성현
  • 17,100원 (10%950)
  • 2024-05-24
  • : 1,354

서평


팀 켈러와 함께 현대 가장 영향력 있는 목회자요 설교자로 유명한 존 파이퍼 목사님의 설교에 대한 철학을 배울 수 있는 책을 읽게 됨이 감사했다. 저자 배성현 목사님의 파이퍼를 향한 마음과 연구가 느껴지는 책이었다. 


먼저 1부에서 파이퍼 목사님에 대해 소개하며, 목회자가 가져야 하는 말씀과 기도를 대하는 자세에 대해서 설명한 부분의 도입이 좋았다. 성경과의 친밀성, 암송에 이르는 묵상법은 현재의 필자에게 도전이 되었다. 설교와 성경읽기를 사역의 일부로 치부하려는 경향성을 어떻게 타파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을 하게 하는 대목이었다. 기도의 삶에서 하늘 번개를 통해 전선을 연결하는 모습이어야 한다는 비유가 또한 인상 깊었다. 


2부에서 설교준비가 지성과 감성 그리고 삶으로의 성장을 도모하는 부분이라고 설명하는 부분이 상당히 좋았다. 전인의 변화를 설교자가 먼저 도모해야, 그것을 청중들에게 생동감 있게 전할 수 있다는 지점이 동의된 부분이다. 


2부가 특히 좋았던 것은 성경의 지성적인 통찰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다루었기 때문이다. 성경 연구에서 원어의 연구와 어원과 문맥, 문학적 요소가 가지는 가치를 파이퍼 목사가 상당히 중점적으로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한편으로는 동의와 한편으로는 탄식이 나왔다. 흔히 신대원에서 3주씩 배우는 헬라어와 히브리어 강좌를 3년 지속했어야 하는 것은 아닌가 생각하게 되는 대목이었다. 목회에서 설교가 주는 비중이 그렇게 높다면, 원어 연구에 대한 커리큘럼의 확장은 당연하다고 볼 수 있겠다. 


‘호 그리기’ 라는 명제들 간의 문맥적 관계성을 이야기 하는 부분 또한, 결론적으로 언어와 문학을 다루는 부분에서 학문적인 깊은 접근이 필요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모든 사역자가 목회학을 배울 때에, 그 폭이 너무 넓긴 하지만, 설교에 대한 실직적인 배움은 언어학과 국문학적인 부분에서 오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3부의 파이퍼의 설교 철학을 다루는 부분은 사실 조금 진부할 수 있겠으나, 원론적인 부분을 다룬다는 부분에서 의미가 있었다. 다만 이 부분을 이렇게 길게 할애할 필요가 있었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설교를 준비하는 목회자에게 이 부분은 당연한 신앙과 목회의 기반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 이다.


4부의 설교를 조직하는 부분이 실용적이라 생각했다. 강해설교에 대한 중요성, 설교의 주제 잡기, 적절한 예화 정하기, 후킹 질문 던지기 등의 설교문 작성법은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했다. ‘빛과 열’을 날마다 어떻게 새롭게 하는지가 중요한 포인트라 하겠다. 그래서 설교자의 진지하고 에너제틱한 태도가 중요하게 다가오는 대목이었다. 


5부는 앞서 다룬 내용을 정리하며 저자 나름의 정리를 해주는 내용이었다. 더불어 부록으로, ‘기독교 희락주의’와 파이퍼의 설교 피드백 내용도 좋았다. 


5부 내용 중에 살짝 다룬 부분이지만, 결국 설교자의 눈빛과 손짓, 태도도 상당히 중요하다. 필자는 음성학을 배움으로 아나운서, 성우들을 가르쳐 본 경험이 있다. 그래서 설교의 내용을 넘어 실질적인 스피치와 웅변법에 대한 내용이 실렸다면 더 실용적이지 않을까 생각했다. 


그럼에도 이 책은 설교 본문을 준비하고, 작성하는 차원의 도움을 주기에 명확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책에서 다룬 주해와 원문 연구, 그리고 본문 적기 방식에 대한 부분은 정말 기초적인 내용을 다룬 것이라 생각한다. 좋은 설교자는 그래서 많은 책과 인문적 소양을 쌓아야 하고, 뉴스나 사회 이슈 등에 관심을 지속적으로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 책을 통해서 설교를 위한 언어학적, 문학적 소양과 인문학적 소양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다면, 좋은 동기가 되는 책이라 이야기 할 수 있을 것이다. 


서평이기에 읽으면서 고민이 되는 지점을 좀 적어 본다. 먼저 성경과 교리의 관계에 대한 부분이다. 파이퍼는 교리의 중요성을 퇴색시키지는 않았으나, 교리 교육에 있어 중요성을 약간 등한시 여기는 경향이 있어 보이기 때문이다. 필자는 성경의 지성적 탐구와 교리의 배움은 병행해서 이루어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개인적인 경험상으로도 그렇고, 교리를 배우고 가르치는 과정을 통해서 얻어진 바는, 성경이 완전하나, 그 완전한 지식을 설명이 없이는 미천한 인간이 흡수할 수 없기 때문에, 학자들이 마련해 놓은 교리의 교육이 병행되어야 성경에 대한 바른 지식이 쌓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원문에 대한 설명이나, 교리에 대한 설명은 청중들에게 둘 다 어려운 부분이다. 설교자가 얼마나 이것을 잘 이해하고 흡수하여, 알아듣기 쉽게 떠먹여 줄 수 있는가, 그리고 훈련시킬 수 있는지가 성도의 성경을 향한, 그리고 신앙 고백을 향한 눈을 확장시킬 수 있는 방향이라고 생각한다. 


적용이 없는 설교도 성도들에게 적용을 줄 수 있는가에 대한 고민도 적어 본다. 일부분 동의하는 바 이나, 청중들을 대상으로 이 부분은 상당히 유동적으로 이루어 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다음세대 사역에서는 구체적인 적용이 필요한 부분이 더 많다. 한국 교회 특성상, 교회가 가지는 사역과 비전의 방향을 위한 적용을 해야 할 때가 정말 많다. 말씀만으로 마음의 요동함이 있는 것은 확실하다. 다만 생각보다 많은 현대인들이 ‘그래서 어떻게 하라는 걸까’ 라는 질문을 던지면서 설교를 듣고 있다는 지점도 고민해 보아야 하지 않을까 싶다. 현대 성도들이 목회자의 설교뿐 아니라, 실제적인 삶과 도덕성에 많은 관심을 두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말씀으로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를 목회자 스스로도 작정하고, 성도들에게도 적용해 나아가는 부분이 더욱 필요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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