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으름을 읽고
오인택 2023/05/31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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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으름 (출간 20주년 200쇄 기념)
- 김남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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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28
게으름을 읽고,
진정한 갓생(Life in GOD)을 위한 지침서
벌써 20년이나 지난 책이 과연 이 시대를 담을 수 있을까? 라는 의문과 함께 읽기 시작한 책이다. 위 질문에 대한 답변은 ‘가능하다’ 였다. 게으름은 현대판 잠언이라고 해도 손색이 없을 것 같다. 솔로몬의 잠언이 주는 지혜에 대한 개념과 음녀와 같은 죄가 주는 달콤한 유혹을 잘 압축한 책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잠언 기자가 주로 경계를 당부하는 정욕, 돈, 관계, 경영 이라는 주제들이 어떻게 게으름과 연관성을 갖게 되는지 한눈에 볼 수 있는 책이었다. 모든 죄의 결과가 어쩌면 게으름이라는 주제로부터 파생될 수 있겠다 라는 결론에 도달할 정도로 게으름을 잘 해석해 주었다.
1, 세상 속에서, 교회 안에서
특별히 좋았던 부분은 세상 속에서의 지혜와 신앙 생활 속에서의 지혜를 균형있게 다룬 점이다. 시대가 바라는 지혜로운 사람들, 혹은 기독교인의 모습을 예화를 통해 잘 다루어 주었다. 아울러 교회 생활 가운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들을 위한 교훈과 해결책도 담겨 있어, 세상과 교회에서의 괴리로 갈등을 겪는 성도들에게 많은 도움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2, 기독교 핵심 교리
교리적인 설명이 간간히 들어간 부분도 흡족했다. 게으름이 왜 죄가 되는지, 그리고 지혜로운 이들이 어떤 신학적인 관점에서 게으름을 경계하고, 은혜를 회복하는데 어떻게 행해야 하는지에 대한 대답을 교리와 접목시키는 부분이 인상적이었다. 교리적으로 게으름은 진정한 중생의 기쁨을 얻지 못한 이들에게 찾아오며, 천국을 향한 성화의 길에서 지속적으로 싸워야 할 대상임을 지적해 주고 있다. 우리의 신앙이 논리적이고, 믿음이 이성적일 수 있는 이유가 교리나 지성적인 습득과 경험을 토대로 한 성찰에 있음을 잘 짚어주는 책이었다.
3, 가장 인상깊은 교만과의 관계
이 시대는 바쁜 것 같이 보이지만, 게으르다. 깨어짐을 원치 않으며, 자기 주장을 꺽지 않는다. 모두가 원하는 것에는 광분하나, 영원한 가치에는 뜨듯미지근하다. 그래서 깨어짐을 강조하고, 게으름이 고난을 수반할 수 밖에 없는 이유를 당당히 말하는 이 책이 가치있게 느껴진다. 결국 우리의 깨어짐과 헌신은 그리슫도의 사랑을 기반으로 하며, 짧은 생애 속에서 복음을 전해야할 영혼을 향한 과제로 인함인 것을 이 책은 간결하게 말한다. 그래서 게으름은 복음의 회복과 예수님의 지상과제를 또한 다시보게 하는 책이라 할 수 있겠다.
단점
목표라는 단어가 상당히 많이 반복된다. 과연 지금 목적없이 살아가는 이들에게, 애초에 목표라는 것을 생각해 본적이 없는 이들에게 목표라는 단어가 주는 의미가 어떻게 받아들여질지 의문이다. 신앙생활을 습관적으로 하는 이들에게는 사실 소명이나 목표 자체가 생소할 수 있다. 초신자는 그렇다면 이 책을 어떻게 읽을까? 그저 자기 개발서로 읽혀지지는 않을까 하는 우려가 있다. 성도의 게으름과 세상 사람들의 게으름이 조금더 구분되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아울러 열심을 다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남의 이야기나 위인의 이야기로만 치부되는 회의적인 세상 속에서 과연 이 책이 그들에게 충분한 공감대를 줄 수 있을까도 생각해 봄직한 것 같다. 체질상, 성향상 잠이 많은 이들이 분명 존재할 것이고, 이들을 향한 대안이 좀더 필요할 수도 있었겠다.
결론
코로나를 지나며, 갑작스러운 단절 제한을 경험하던 세상은 2023년 현재 억압되고, 눌린 것에 대한 보상을 바라듯, 이전보다 더한 즐거움에 취해있다. 은퇴한 세대들은 교외 대형 카페와 맛집마다 만원을 이루고 있다. 젊은이들은 더한 회의감에 욜로보다 갓생을 쫓는다. 그러나 실상은 자신의 정욕을 어떻게 취할까 고민하는 이들이 많으며, 세상 성공과 사회적인 유명세를 얻는데 혈안이 되어있다고 볼 수 있다. 어떤 세대도 교회와 영혼을 위해 자신을 희생하려고 하는 모습이 보이지 않는 것 같은 이 시대 속에, 이 게으름이라는 책이 대안이 될 수 있길 바란다. 성경이 수천년의 세월을 지나면서도, 현재와 미래를 위한 교훈을 주고 있듯이, 이 책도 수십년의 세월이 지나도 읽혀지는 영원적인 가치를 지닐 수 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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