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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인택님의 서재
  • 스탠리 하우어워스 읽기
  • 김희준
  • 14,400원 (10%800)
  • 2022-11-10
  • : 264

스탠리 하우어워스 읽기 서평

 

하우어워스에게 기독교 윤리는 선택이 아닌 성품이다. 내향적, 외향, 밝은, 어두운 등, 개인의 기질을 나타내는 성격이라는 단어와 구별을 두는 성품. 그 성품이 ‘스탠리 하우어워스 읽기’의 중심 단어이다. 성품(character)은 자기 자신에 대한 깊은 이해를 기반으로 한다. 성품은 주변 관계와 상황으로 인해서 선택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고 한다. 성품은 주변 상황에 수동적이지 않으며, 주도적이고 진실하다. 성품은 참여자적 관점으로 주변을 바라봄이다. 따라서 자신의 성품에 대한 책임을 가지게 된다. 결론적으로 인간의 행동은 성품을 따라 이해가 되어야 한다. 그렇게 되어야 선과 악에 대한 가치를 올바로 규정할 수 있는 신학적 윤리에 다가설 수 있다. 이러한 성품으로 나아가는 중에 필요한 덕목은 지속성과 인내의 용기이다.

 

자신의 성품에 대한 깊은 고찰과 이로 인한 도덕적 행동을 추구하는 개인들이 모여, 성화의 공동체를 이룬다. 이 공동체는 비전을 보게 된다. 비전이란, 나아갈 길이다. 도덕 주체자 자신이 따를 세상의 종류와 그 방식을 보여주는 것이다. 진정한 성화의 공동체가 교회가 될 때, 교회는 하나님의 나라가 된다. 비폭력적인 사회의 모범이 될 수 있다. 비폭력의 나라가 하우어워스의 비전과 덕이다. 덕이 세워지는 나라는 예수님의 삶과 성품을 어떻게 실제 삶 속에서 발휘할지를 고민하는 나라이다. 결론적으로 성품, 비전, 덕은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한 사람이 도덕 주체자로 바로 서게 한다.

 

하우어워스에게 사람은 이야기의 존재이다. 윤리란 우리 존재에 대한 적절한 설명을 공급할 수 있는 능력이다. 따라서 바른 윤리적 관점은 개인과 공동체의 이야기를 구체적으로 전달하는 사회 안에서 발전될 수 있다. 개인의 이야기는 다른 사람들과의 이야기와 역사를 수반하기 때문에, 공동체의 역사와 전통 또한 도덕 주체자에게 중요한 요소가 된다. 이야기로 사람은 자신의 성품을 빚어 갈 수 있다. 특히 ‘그리스도인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라는 질문은 예수님의 삶과 성품, 죽음과 부활이라는 이야기로 출발해야 한다. 이것은 자신의 성품에 대한 회심과 겸손을 이끌어 내어 준다.

 

그리스도에 대한 이야기가 모인 공동체는 성품의 주체자들이 모임 곳이다. 성품 공동체는 예수 그리스도라는 권위의 주체를 가진다. 그리스도의 권위는 성경의 권위로, 복음에 기초한다. 하나님의 권위는 성경을 통해 그리고 그리스도를 통해서 세워진 공동체와 공동체의 전통을 통해 누군가에게 주어지고 발휘된다. 공동체의 권위 아래에서 개인은 책임과 순종을 갖게 된다. 공동선과 성숙한 성장을 추구하게 된다. 공동체의 권위는 그러나 일방적이지 않고, 다자적, 상호적, 소통적이다. 그리스도의 진리를 진실되게 말하고, 소통하는 것이 권위의 핵심 요소이다. 이로써 교회는 증인 공동체로 성장하게 되는 것이다.

 

하우어워스가 생각하는 교회는, 하나님의 성품이 이스라엘과 예수 그리스도의 이야기를 통하여 계시되는 공동체, 그리고 그러한 이야기들을 삶과 세상 가운데서 살아 내면서, 다음 세대에 믿음의 이야기를 전수하는 공동체다. 교회는 세상과는 다른 평화의 방식으로, 하나님 나라의 가치를 보여주어야 한다. 비폭력의 사람들이 모여, 여러 사회적, 정치적, 종교적 다툼과 논의를 펼쳐야 한다. 분쟁과 대립 사이에서 중재를 이끌어야 한다. 교회가 사회에 화해와 일치를 가져달 수 있는 유일한 길은 그리스도의 증인으로써의 정체성으로 사회에 대안을 열어주는 것이다. 예배와 섬김을 통해서 세상과 다른 언어로의 해결책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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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준 교수님이 집필한 스탠리 하우어워스 읽기는 하우어워스의 신학적 윤리학을 이해하는데 상당한 도움이 되는 책이라고 할 수 있겠다. 우선 책 서두에서 하우어워스를 읽는 방식에 대한 설명이 큰 도움이 되었다. 이 신학자가 윤리학적인 관점보다는 신학을 통해서 윤리적 가치를 어떻게 변화시킬 수 있을까를 모색했다는 부분이 인상적이었다. 그는 여러 철학자와 윤리학적인 관점에서의 이분법적이고, 편향된 부분을, 신학적인 부분으로 희석하는 경향이 있었던 것 같다. 인본주의적인 관점을, 복음주의적인 방향으로 이끌어 내려 하는 모습이 이 책의 장점이라고 말할 수 있겠다. 이것은 이 책이 크리스천뿐만 아니라, 예수를 모르는 비신자들에게도 설득력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을 반증하기도 하겠다.

 

한국 사회의 회의주의, 특히 청년과 다음 세대가 가지는 세상과 상황에 대한 비판적 자세와, 개인이기주의의 팽배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지에 대한 대안을 이 책은 담고 있었다. 개인이기주의가 아닌, 독립된 개체들이 가지는 성품이라는 진정한 자아의 발견이 이 시대를 넘어설 수 있는 크리스천의 무기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세상에 휘둘리지 않는 전통과 질서(패턴)을 가진 성경과 복음이라는 무기를 들고 시대를 바라본다면, 세상이 가지는 폭력과 혐오, 분리주의와 같은 어두운 모습들을 변화시킬 수 있을 것이라는 소망을 갖게 하는 책이었다. 필자에겐 특히나 개인의 성품이 가져야할 주체적인 자세와 책임감, 그리고 인내와 지속성으로 성장해 가는 도덕성이라는 부분이 참으로 인상적이었다. 이 시대 세대를 초월하여 가장 연약한 덕목이자, 모두가 바라는 최고선의 가치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나아가 공동체를 넘어서 진정한 교회 공동체가 되기 위한 교회의 덕목에 관련한 내용도 의미심장했다. 예수 성품을 잃어버린 교회에 대한 각성은 종교개혁 이후 지속되어야 할 가치라고 여기기 때문이다.

 

약간의 질문이 있다면, 사실상의 윤리학을 말하는 책에, 과연 실천적인 대안이나 적용사례가 있냐는 것이다. 성품이라는 것이 결론적으로는 자아에 대한 깊이 있는 성찰 혹은 말씀을 통한 내면의 그리스도의 발견으로 결론이 내려지는 것이라면, 이를 가능하게 할 방법론적인 측면에서의 고찰이 필요하다고 하겠다. 그것이 예배와 섬김이라고 가정한다면, 예배에서의 어떠한 측면이 강조되어야 할지, 어떤 섬김이 진정한 성품을 변화 혹은 성장시키는지에 대한 명확한 사례가 있었으면 좋았겠다는 생각이 든다. 실천신학적인 관점에서 결국 이 책이 말하는 지향은 신학에 대한 온전한 성립일 수 있겠다. 신론과 기독론, 성령론을 통한 성화와 교회론적인 접근은 사실 필자에게는 교리적인 측면에서 만족도가 높다고 하겠다만, 평신도들과 비신자들에게는 조금 무거운 내용이거나, 원론적인 이야기로의 한계를 경험하게 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실천신학의 분야가 주는 한국교회를 향한 실천적 과제가 조금 더 명확히 제시 되었다면 어떠했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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