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한 하루라는 단어와 ,출판사에서 이 책의 광고에 써주었던 멋진 사슴이 눈을 감고 있는 장면은 너무 아름다웠다.
비록 사슴이 주인공은 아니었지만 그 장면이 단연 최고로 임펙트 있는 장면임에는 틀림이 없었다
아주 늦게야 드라마 나의해방일지 정주행을 했다. 뭔가 분위기가 멜랑꼴리해서, 침울해질까봐 기피했던 드라마를 용기 내어 보았다. 근데 왠걸? 너무 내 스타일이었다. 밤마다 아이를 재우고 깔깔 낄낄 웃었다.
거기에 이런 대사가 나온다.
"하루에 5분, 5분만 숨통 트여도 살만하잖아. 편의점에 갔을 때 내가 문을 열어주면 고맙습니다 하는 학생에 7초 설레고
아침에 눈떴을 때 아 오늘 토요일이지 하고 10초 설레고.. 그렇게 하루 5분만 채워요. 그게 내가 죽지 않고 사는법"
완벽한 하루 라는 것이 있을까? 24시간 전부 다 기분이 좋을 수 있을까?
하루에 하나의 사건이 기분 나빴다고 해서 그 하루가 다 망친것일까?
요즘 딸 아이가 유치원에서 일어난 일들에 의해 하루의 기분이 완전히 다 지배당해 버린다. 그러고 힘들어한다. 딸에게 정말 좋은 일이 하나도 없었을까?
어제 지하철을 타고 간만에 서울 시내(?) 나들이를 나섰다. 나도 모르게 연장된 지하철 역들, 환승역에 새로 생긴 모르는 노선들. 쏟아져 나오는 인파에 정신이 ㅇ없었다. 그러고 나는 어김없이 내가 내려할 정거장을 2정거장이나 놓쳤다. 1정거장이 지났을 때 조차도 지도를 거꾸로 읽어서, 다음에 내리면 되겠지 했다. 2정거장이 지나서야 아 거꾸로 봤구나. 얼마 전 까지만 해도, 우와 나 완전 바보네 하고 나를 탓했었다. 하지만 어제는 아~간만에 나오면 이럴 수 있지. 돌아가면 되지. 10분 늦을 수도 있지 하곤 웃었다.
내게 생긴 여유일까? 내게, 그리고 복잡한 서울에 관대해 졌다.
그러고 이번에는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다. 아까 어려웠던 그 환승역에서 노부부가 어디로 가야할지 우왕좌왕하고 계셨다. 퇴근시간이라 사람들에 치여 나도 정신이 없었다. 그러고 나의 부모님이 생각났다. 나의 부모님도 여기서는 어려워하실텐데.. 그럼 누가 도와줄까?
아니 부모님이 아니라 나 조차도 어려운걸? 나 역시도 바삐 아이하원시간 맞춰 돌아가야 했지만, 발걸음을 돌렸다.
어떤 노선 찾으세요? 노부부는 노선도 모르셨다. 청량리역. 역이름만을 말하셨다. 노선이 아니면 나도 모르는데.. 괜히 끼어들었나? 싶었다.
나도 처음 보는 노선이었지만 찬찬히 둘러봤다. 다행히 경의 중앙선 노선에 청량리행이라고 쓰여 있었다. 저쪽 청록색깔 노선이시네요. 청녹색 찾아서 계속 가시면 될것 같아요. 저도 처음 왔는데 저도 어렵네요. 하고 괜시리 어려워 하는 마음 주눅드시지 마시라고 힘을 보태본다.
나의 하루는 어제 나의 안내로 내가 괜찮은 사람이 된 것 마냥 15초 설레였다.
완벽한 하루에 나오는 다람쥐는 어땠을까?
자신이 계획한 시간. 계획한 루트로 목적지를 향해 가야하는 노선 속에 벌어지는 여러 일들.
화가 났을까? 탓을 돌렸을까? 그러고 정신없이 와서 가방이 텅 비어있다는 사실을 알아차렸을때의 표정은 시무룩하기 그지없다.
나만을 바라보며 달려가는 삶 보다는 다람쥐처럼 주위도 둘러보고 함께 갈 수 있는 하루라면 어떤 하루가 될까?
이 책은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았습니다. 성심성의껏 읽고 개인적인 의견으로 작성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