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실격
parafisro0636 2023/08/17 22:18
<인간 실격>🧎🏻♾️- 다자이 오사무
인간 실격. 바야흐로 저는 완전히, 인간이 아니게 되었습니다.
“부끄러움 많은 삶을 살아왔습니다.”
“겁쟁이는 행복조차 두려워하는 법입니다. 부드러운 솜옷에도 상처를 입습니다.”
“안됐다, 싶데요. 인간도 저 지경이 되면 이제 끝난거죠.”
✔️인간성을 상실한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들의 모습을 그려낸 책
✔️곰곰이 생각해보면 남일같지 않은 책
🧷‘인간 실격’은 다자이 오사무의 자신의 인생을 기반으로 한 자전적 소설이다. 서문과 후기는 제 3자가, 세 가지의 수기는 다자이 오사무의 분신이라고 할 수 있는 요조가 이야기를 서술한다. (이 소설만의 설정입니다!) 서문은, 읽고 있는 나의 기분을 압도할 정도로 요조를 괴팍하고 강렬하게 서술하지만 후기는, 요조를 평범한 사람으로 평가하는 요조의 주변인의 말을 서술하며 소설이 마무리된다.
🔜“우리들이 알고 있는 그이는 아주아주 얌전하고, 세상 사는 눈치도 있고, 단지, 술만 그렇게 퍼마시지 않았다면, 아니, 마시더라도... 하느님처럼 좋은 사람이었어요.”
🧷‘인간실격’의 작가, 다자이 오사무의 분신인 주인공 ‘요조’는 부잣집 막내아들로 태어났다. 인간의 이중성을 이해하지 못해 적응을 잘 못해, 어떻게든 인간 세계에 동화하려 애쓰지만, 결국 인간 실격자가 된다. 이 과정을 서술한 내용이다. 그 과정에선, 사랑하는 여자와 동반자살을 시도하고 혼자만 살아남기도 하고 (요건 실화에요), 감금당한 채 살아가기도 한 피폐한 모습의 요조를 볼 수 있다. 요조는 인간을 두려워하고 자신을 ‘없음’으로 비유하며 텅 비었다고 생각한다.
🧷책의 서평들을 찾아서 읽어봤는데, 어떤 독자들은 ‘인간실격’을 읽고 나면 우울해진다고 평가했다. 생각해보면, 요조의 인생은 엄청 비극적인데, 꽤 담담하게 표현되어 있으며 요조의 불행과 행실에 비해 주변인들의 대우는 별로 다르지 않기도 하다. 그래서 읽고 있는 나조차도 요조가 이상한(혹은 이해 불가한) 행동을 많이 했지만 평범하게 느껴지는 부분들도 많았다. 또, 내 생각엔 나에게 우울한 감정을 입혀, 감정을 압도하는 것이 쉬운 글쓰기가 아니라고 생각하고 이 소설은,, 내가 평가할 가치도 없을 정도로 이미 걸작이라고 생각한다. (글을 너무 잘써요ㅠ) 또, 어떤 면에선 우리와 굉장히 닮아 있다. 자신의 내면을 숨기며, 가면을 쓰고 살아가는 우리들.
🔍세상이라는 것은, 개인을 말하는게 아닐까.
109p. 세상이라는 것은 대체 무얼 말하는 걸까요. 인간의 복수형을 말하는 걸까요. 어디에 세상이라는 것의 실체가 있는 걸까요. 어쨌든 강하고, 엄격하고, 두려운 그 무엇이라고만 생각하면서 이제까지 살아왔는데
110p. 그때 이후 저는 ‘세상이라는게 사실은 개인이 아닌가’라는, 사상같은 것을 갖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흔히 이야기되는 세상이라는 것은 개인이 아니겠는가 하고 생각하기 시작하면서 저는 예전보다는 저 자신의 의지로 움직일 수가 있게 되었습니다.
115p. 옆에서 보기에 도무지 정체를 알 수 없는 존재였을 터인데, ‘세상’은 조금도 수상히 여기지 않았고, 그리하여 가게의 단골들도 저를 요조, 요조, 하고 부르며 무척 다정하게 대해주었고 술도 사주었습니다.
🔍삶은 희극일까요? 비극일까요?
저희는 그때 희극 명사, 비극명사 맞추기 놀이를 시작했습니다.
“죽음은?” “희극.”
“잘하는데. 그리고 삶은 비극이겠지.” “아니, 그것도 희극.”
“아니, 그러면 뭐든지 죄다 희극이 돼버려.”
💬이 대목에서, 불행한 삶을 살아온 이 중 하나 삶이 희극이라고 답한게 신선했다. 생각의 차이니까, 내 삶은 희극 명사로 정해둬야지.
🔍죄의 반댓말은 뭘까요?
⚫️“죄, 죄의 반대는 뭘까. 이건 어려워! 이 주제에 어떻게 대답하냐에 따라 그 사람의 모든 것을 알 수 있을 것만 같단 말이지.”
⚪️“설마... 죄의 반대는 선이다. 선량한 시민. 이를테면 나 같은 사람이지.”
⚫️“농담은 그만둬, 하지만 선은 악의 반대지, 죄의 반대는 아니지.”
⚪️“악과 죄는 다른가?”
⚫️“다르다고 생각해. 선악의 개념은 인간이 만들어낸 것이야. 인간이 제멋대로 만들어낸 도덕의 언어야.”
죄와 벌. 도스토옙스키. 그 말이 순간 뇌리를 스치고 지나가자, 헉했습니다. 만일 저 도스토 씨가 죄와 벌을 동의어로 생각하지 않고 반의어로 붙여놓은 거라면? 죄와 벌, 절대로 상통하지 않는 것, 얼음과 숯처럼 서로 섞이지 않는 것, 죄와 벌을 반의어로 생각했던 도스토옙스키의 녹조,•••
💬이번 방학 때 ‘죄와 벌’을 읽어봐야겠다.ㅎㅎ
📝18p. 다시 말해서 저는 사람이 살아간다는 일이 정확히 무엇인지 아무것도 모른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내가 가진 행복이라는 관념과, 세상 사람들의 행복이라는 관념이 완전히 어긋나있다는 불안, 저는 그 불안 때문에 밤마다 뒹굴고 신음하며 거의 발광하기 직전까지 이르기도 했습니다. 저는 과연 행복한 걸까요. 저는 어릴 적부터 늘 행복한 놈이라는 소리를 들어왔습니다만, 정작 저는 늘 지옥 같은 마음이었고, 도리어 저보고 행복한 놈 운운하던 사람들이 저와는 비교도 되지 않을 만큼 안락한 듯이 보였습니다.
📝155p. 지금 저는 행복하지도 불행하지도 않습니다. 그저 모든 것은 지나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