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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진님의 서재
  • 비밀의 화원
  • 프랜시스 호즈슨 버넷
  • 9,000원 (10%500)
  • 2002-07-20
  • : 11,054
˝메리는 그 뜰을 ‘비밀의 뜰‘이라고 불렀다. 메리는 그 이름도 좋아했지만, 그 보다는 아무도 자기를 찾을 수 없을 듯한, 오래되고 아름다운 담 안에 갇혀 있는 듯한 느낌을 훨씬 더 좋아했다. 세상에서 나와 동화 속에 있는 느낌이었다.˝
-p121
˝잘 들어. 우리 죽는 얘기는 하지 말자. 난 싫어. 우리 사는 얘기를 하자.˝
-p202

프랜시스 호즈슨 버넷의 명작 중에 하나인 비밀의 화원. 호화롭지만 아무도 진심으로 자신을 돌봐주지 않는 삶을 살던 메리가 요크셔의 대저택에서 비밀의 화원을 발견하면서 자라고 성장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읽으면서 찡 했던 부분은 메리가 비밀의 화원이 자신의 것이라고 주장하는 부분이다.

˝딴 사람들이 돌보지 않는 뜰을 내가 돌보는데, 누구도 나한테서 뜰을 빼앗아갈 권리는 없어! 딴 사람들은 뜰을 죽게 내버려 두고 있어. 저 혼자 버려저서 말야.˝
˝난 아무것도 할 일이 없어. 내 것이라곤 하나도 없어. 그 뜰은 내가 찾아 냈고, 나 혼자 안으로 들어갔어.˝
-p138 

메리가 비밀의 화원에 마음이 끌린 것은 그 비밀스러움이 주는 매력도 있었겠지만 비밀의 화원과 스스로를 동일시했던 까닭도 있었을 거 같다. 메리가 자란 환경을 생각해보면 누구에게도 말한 적은 없지만 사실 메리 스스로도 버려졌던 거라고 마음 어딘가에서 느끼고 있었겠구나 란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메리가 비밀의 화원을 가꾸고 돌보는 과정이 스스로를 돌보고 가꾸는 모습처럼 느껴졌다.

제일 좋아하는 부분 중에 하나는 메리가 콜린을 만나는 부분이다. 사람은 자신보다 약한 사람을 돌볼 때 더 성장한다. 비밀의 화원을 가꾸면서 스스로를 돌볼 수 있게 된 메리가 다른 사람에게도 따듯한 손을 내밀 수 있게 되었을 때 더 올바르고 행복한 사람으로 자랄 수 있었다. 나 스스로도 나를 돌볼 수 있어야 하지만 사람을 자라게 하는 건 결국 사람이다. 다정한 사람들을 만나서 다정한 사람으로 자라는 이야기라서 이 이야기가 참 좋았다.

그리고 메리랑 콜린이 싸우는 부분도 넘 좋았다 ㅋㅋ 디콘과 메리가 서로 화기애애하게 만나서 메리가 디콘을 보고 따라하고, 변해가는 과정이라면 메리랑 콜린이 한 판 붙는 걸 보면 똑같은 어린애구나 싶어서 귀여웠다. 메리가 한마디도 안지고 콜린에게 소리치는 부분이나, 이기적인 어린애들이 서로 싸우고 부딪치면서 변해가는 과정이 귀엽다. 주변에서 안절부절 못하지만 메리의 말에 은근히 고소해하는 어른들도 귀여웠고.

아름답게 변해가는 정원의 풍경들도 이 책을 읽는 큰 즐거움이었다. 작가는 생생한 자연의 힘이 아이들을 얼마나 건강하고 바르게 자라도록 하는지 전달하려고 애쓴 것 같다. 읽으면서 나도 비밀의 화원을 가지고 싶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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