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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arl0305의 서재
  • 어느 고독한 농부의 편지
  • 이동호
  • 15,300원 (10%850)
  • 2025-03-15
  • : 705
“시골살이, 도시인들처럼 잘 다듬어지고 절제되지 않은 대신 텁텁한 막걸리 같은 푸근함”
-2부. 여름비를 사랑하는 농부 중 옥수수가 별처럼 쏟아지는 행복 중

저자가 표현한 이 문구는 단순히 귀농생활을 묘사하는 것 이상이다. 책장을 넘길 때마다 보물찾기를 하듯 호기심과 승부욕이 자극되고, 한 페이지 한 페이지마다 자연과의 깊은 연결을 재촉한다. 고독한 농부인 저자는 그 고독이 더 순수하고 진지한 형태로 자연과 소통할 수 있게 해준다. 자연을 고요하게 귀 기울여주는 마음 넉넉한 스승으로 여기고, 그 고독 속에서 자연의 느리고 조심스러운 변화를 따라가며 자신을 돌아보게 한다. 천천히 뿌리 내리며 자연과의 깊은 소통을 통해 자기 자신을 채우고 연습해 나가라고 말하는 것 같다.

이 책은 농촌 이야기나 풍성한 농사의 이야기가 아니다. 그보다는 고즈넉하고 단순한 농촌에서의 삶을 묘사하며 인간 존재의 본질을 탐구하는 철학적 작품으로 다가온다. 특히 사계절의 변화와 시간의 흐름 속에서 저자가 전하는 성찰은 우리 일상 속에서도 깊은 울림을 준다. 반복적인 농부의 일상과 단조로운 일들이 그저 단순하게 흘러가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 속에서 우리가 얼마나 많은 것을 배우고 깨달을 수 있는지를 깨닫게 한다. 농촌과 자연은 소박한 배경을 넘어 인간 존재를 다시금 돌아보게 만드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자연은 자연이 가진 법칙대로 시간이 흐르고, 그 속에서 우리는 각자의 속도로 조금씩 변화한다. 눈에 띄지 않아도, 자연은 아주 천천히, 그러나 확실하게 우리의 내면을 변화시킨다. 저자는 귀농생활을 통해 자연과 함께한 여러 해가 그에게 가르쳐준 편안하고도 거친 삶의 지침을, 담아 우리에게 편지를 띄운다. 이 책을 읽는 동안 이동호 작가의 목소리는 마치 바람의 속삭임처럼 내 마음에 스며들며, 자연에 젖어드는 경험을 선사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독자는 자연 속에서 자신을 되돌아보며, 그 속에서 기다리고 배워가는 시간을 보내게 될 것이다. 작은 존재로서 무한히 넓은 공간을 수긍하며, 한없이 깨달음을 익힐 때까지 자연의 가르침을 묵묵히 받아들이며, '텁텁한 막걸리 같은 푸근함'이라는 그 느낌을 맛볼 수 있을 것이다. 일상에서 만날 수 있는 소박하고도 푸근한 행복처럼 말이다.

자연을 배우고 싶은 사람, 고독 속에서 성장하고 싶은 사람, 그리고 그 속에서 진정한 자신을 찾아가고 싶은 사람들에게 강력히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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